말 조차 하지 못하는 어린 아기도 ‘윗사람’을 알아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전까지 윗사람, 아랫사람 등 인간 관계에서 ‘서열’은 말을 배우는 과정에서 인식하는 것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로 인간은 언어를 구사하기 전 조기 발달 과정에서 판단 능력을 갖는 것으로 보였다.
지난 11일 아사히 신문은 일본 교토 대학과 규수 대학 연구팀이 영국 왕립학회 회보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대해 보도했다.
모리구치 유스케 교토대 교수에 따르면 시상대, 피라미드형 조직도 등에서 공간적으로 위에 있는 사람이 신분이 높거나 우위라는 인식은 어디에서나 공통적으로 공유돼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인식을 활용해 실험을 수행했다.
시상대에서 위, 아래에 늘어섰던 인물이 나중에 물건 쟁탈전을 부리는 동영상을 제작했다.
영상은 위에 있던 사람이 이기는 동영상과, 아래있던 인물이 이기는 동영상 두가지로 준비됐다.
연구팀은 영상을 보여주는 순서를 바꿔 가며 생후 12~16개월 된 아기 18명에게 보여주고 시선을 추적했다.
실험 결과 위에 있던 인물이 이기는 동영상을 본 후에는 평균 10초 정도 만에 동영상에서 눈을 뗐지만 아래있던 사람이 이기는 동영상의 경우 1 6초 후에 시선을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우위에 있는 위에 있던 사람이 이길 것”이라는 예상이나 기대가 어긋났기 때문에 아래 있던 사람이 이기는 영상을 더 오래 주시했다고 분석했다.
모리구치 교수는 “말을 통해서가 아니라 부모 곁에서 보고 배웠거나 혹은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건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