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18살의 한 청소년은 일을 하며 얼굴를 햄버거로 맞았다.
A 양은 집으로 배달된 햄버거가 차갑다는 이유로 한 고객이 무려 열 번이 넘게 매장에 전화해 불만을 터뜨렸다.
A 양은 계속하여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이 고객은 계속하여 A 양에게 욕설을 하고 폭언을 퍼부었다.
그리고 다시 새 햄버거를 갖다줬지만 이 고객의 욕설은 멈추지 않았다.
이번엔 “햄버거가 왜 이렇게 뜨럽냐”라는 이유로 무작정 욕을 퍼부었다.
심지어는 매장으로 찾아온 이 고객은 햄버거가 든 봉지를 A양의 얼굴에 집어 던졌다.
명백한 고객 잘못인 상황이었지만 매장 직원들은 그냥 고객 기분에 맞춰주어 돌려 보내자고 했고 이에 A 양은 “죄송합니다”라고 계속 굽신거림을 강요당했다.
사실 지난해 10월 부터 감정노동자들을 고객의 폭언, 폭행 등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시행됐지만 사회는 여전하다.
15~24세 청소년들의 노동조합 ‘청소년유니온’은 10대 노동자 10명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 청소년들은 학업을 병행하며 주 15~20시간 일을 했고 한 달에 평균 53만원을 벌었다.
하지만 그 노동 속에서 ‘노동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10대 노동자들은 반말, 폭언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보호받지 못하고 있었다.
16살 B 군은 무인 주문기를 배치한 카페에서 일한다.
B 군은 “기계 옆에 무인기 사용법을 크게 붙여놨는데도 다짜고짜 ‘너’라고 부르면서 ‘난 쓸 줄 모르니까 네가 해’라고 반말을 이어 간다”고 말했다.
16살 C 양은 한식 뷔페에서 일하면서 “음식과 가까운 쪽으로 안내했는데, 자리가 마음에 안 든다며 화를 내고 얼굴에 손가락질을 하며 ‘미친 X’이라고 쌍욕을 한 고객도 있었다”고 말해 충격을 주었다.
여성 청소년들은 성희롱 피해를 당한 경험도 있었다.
18살 D 양은 “할아버지들이 많이 오는 식당이었는데, 제 엉덩이를 만지면서 부를 때가 많았다”면서 “울고 싶은 마음에 표정 관리를 할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피해경험이 쌓이고 있지만 청소년들은 피해를 입고도 일을 그만둘 수가 없는 이유가 있으미 바로 생계유지이다.
송하민 청소년유니온 위원장은 “단순히 용돈이 아닌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을 하는 청소년들도 많다”면서 “‘왜 그만두지 않느냐’는 식의 질문은 청소년들이 하는 일을 폄하하고 노동으로 인식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