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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ies: 사회

“3살 아이랑 나눈 말은 대화 아니다” … ‘이혼’ 소송 중 아내와 딸 대화 ‘몰래’ 녹음한 남성이 재판에서 한 변명


이혼 소송 중인 아내와 3살 된 아이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남성이 법적 공방 끝에 결국 유죄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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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남성 A씨는 2017년 이혼 소송 중인 아내가 거주하는 아파트 집을 찾아가 현관 앞에서 아내와 27개월 된 아이가 나누는 대화를 녹음했다.

그렇게 A씨는 5개월간 11차례 몰래 녹음을 했으나, 이 사실이 발각되면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듣는 것은 엄연히 법으로 금지돼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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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A씨는 아직 의사 소통 능력이 부족한 어린 딸에게 아내가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이는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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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이 같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이의 나이가 아무리 어리다 한들, 아내와 아이가 주고 받은 말이 대화에 해당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울고등법원 형사 2부 (차문호 부장판사)는 “‘대화’는 반드시 듣는 사람이 말하는 사람의 말에 이성적, 논리적 대답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필요는 없다”며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듣는 사람이 말하는 이의 말을 인식하고 그에 반응해 의사 표현을 하는 방식도 대화에 포함한다”고 판결 요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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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아이가 완전한 의사 표현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더라도 짧고 서툴게나마 엄마의 말에 긍정 혹은 부정의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이를 ‘대화’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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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에서 A씨는 아내가 딸을 학대한다는 의심이 들어 이를 녹음한 것이라며 녹음 행위에 딸의 동의가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과의 관계에서는 아내 뿐 아니라 아이 역시 ‘타인’에 해당한다”며 “미성년자인 딸을 위한 목적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녹음에 딸의 동의가 있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며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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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녹음에 학대를 의심할만한 내용도 포함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화를 녹음한 장소는 그들의 주거로서 다양한 사생활이 전개되는 공간이고 녹음 행위도 당사자들의 의사에 반해 이뤄졌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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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A씨가 아이가 학대를 당한다는 의심 때문에 범행에 이르겠다는 점, A씨가 이후 범행을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참작해 징역 6개월 형 선고를 유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