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학생들의 ‘미투 고발’이 끝나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부산의 한 사립고에서 ‘스쿨미투’ 고발이 제기됐다.
교사 여러 명이 여학생들의 신체 특정 부위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일삼고 업무용 PC에 각종 포르노 영상과 사진을 저장했다는 것이다.
해당 교사들은 우연을 가장해서 학생들의 엉덩이를 만지거나 같이 사진을 찍자는 핑계로 어깨를 끌어 안은 뒤 팔 안쪽 살을 세게 잡는 등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
또한 자습시간에 자신의 취향에 가까운 긴 생머리의 여학생을 지목해 앞에 앉혀놓고 자습을 시키면서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는 진술도 나왔다.
한 교사의 경우 업무용 PC에 포르노 영상과 사진을 저장해 놓은 것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성추행 피해를 호소한 학생들의 진술을 종합해보면 가해 교사는 한 명이 아닌 4~5명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문제가 제기된 이후 학교는 1학년과 2학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지만 피해 조사 대상에서 제외된 3학년 학생들의 반발에 설문지를 추가로 돌렸다.
그러나 설문지가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 학생은 “설문지에 실명을 기재하도록 되어 있어 선뜻 자신이 당한 피해 사실을 적지 못하는 주변 친구들이 많다”며 “‘나만 참으면 될 것 같다’는 말까지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피해를 당한 학생이 한 두명이 아니었고 SNS를 통해 미투 형식으로 알려지자 과거 졸업한 선배들로부터도 구체적인 피해 증언이 쏟아졌다”며 “학교가 그동안 제기된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청산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학교 측의 안일한 대처를 비판했다.
18일 시교육청은 현장 조사를 나갔고 성추행에 연루된 교사의 경우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찰에 수사를 받을 예정이다.
또한 시교육청은 같은 날 오후 교육청 소속 변호사를 파견해 전체 교사들을 대상으로 성인식 개선을 위한 성교육을 진행했다.
또한 해당 사립고 교원들은 이날 전교생들에게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사과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여학생들의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거나 접촉한 사실은 설문조사지에서 확인된다”며 “추가로 제기된 피해 진술과 PC에 영상과 사진 등에 대해서 면밀하게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작년에도 설문조사가 있었던 학교였는데 이번에는 용기를 내서 피해 사실을 적어낸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며 “경찰과 아동보호종합센터 담당자와 함께 진행했고 공정한 설문조사가 이뤄진만큼 결과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