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웹툰 작가 기안84에게 청각장애인 비하에 대해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 10일 전장연은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였다.
기안84의 웹툰 <복학왕>이 청각 장애인을 희화화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문제로 지적된 장면은 <복학왕>의 등장인물인 청각장애인 ‘주시은’이 휴게소에서 음식을 사는 부분이었다.
이 장면에서 주시은은 ‘닥꼬티 하나 얼마에오?’, ‘딘따 먹고 딥엤는데’ 등 부정확한 발음을 하고 말을 어눌하게 하는 청각장애인으로 모사되었고, 해당 장면은 이후 수정되었다.
전장연은 이러한 묘사는 청각장애인은 말을 제대로 못 한다는 편견을 심화시키고 다른 사람과는 다른 사람들인 것처럼 차별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하였다.
전장연은 입장문을 통해 “말이 어눌하고 발음도 제대로 못 하는 것도 물론 생각하는 부분에서도 발음이 어눌하고 제대로 발음 못 하는 것처럼… 표현된다”면서, “명백히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의한 법률’ 제 4조에 해당하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 행위”라 비판했다.
이어 전장연은 기안84가 장애에 대해 광고를 통해 차별을 지속해서 해왔으며 이로 인해 당사자들이 깊은 상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기안84에게 청각장애인에 대한 지속적 차별을 해온 것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 작품을 연재중인 NHN에도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행위가 이뤄지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할 것은 촉구하였다.
[이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입장문 전문]
꽤 인기 있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 중이시고, 그래서 연예기획사까지 따로 있는 인기를 누리시고 있는 기안84님이 현재 네이버에서 연재하고 있는 ‘복학생’의 최신편인 248화 세미나1(2019. 5. 7일 연재)에 나오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이미지에 나오는 주시은이라는 캐릭터는 청각장애인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품에서는 이 캐릭터가 말이 어눌하고 발음도 제대로 못하는 것도 물론 생각하는 부분에서도 발음이 어눌하고 제대로 발음 못하는 것처럼 등장하는 내내 표현되고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청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청각장애인 당사자니 말을 제대로 못할 것이다.-을 고취시키고, 청각장애인을 별개의 사람인 것처럼 차별하는 것인데, 이번 연재물에서는 아예 청각장애인을 지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사람인 것처럼 희화화 하고 있습니다.
이는 명백히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의한 법률’ 제4조(차별행위)의 4번(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에 대한 제한ㆍ배제ㆍ분리ㆍ거부 등 불리한 대우를 표시ㆍ조장하는 광고를 직접 행하거나 그러한 광고를 허용ㆍ조장하는 경우.
이 경우 광고는 통상적으로 불리한 대우를 조장하는 광고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행위를 포함한다.
)에 해당하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 행위입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작가 기안84님이 지속적으로 특정 장애에 대해 광고를 통한 차별을 계속해 왔고, 그 차별이 쌓이고 쌓여 이번과 같은 결과물까지 만들어진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누군가 공개적인 공간에서 기안84님의 ‘특징’을 동네방네 얘기하며 희화화한다면 그건 기안84님에겐 부당한 일이고, 상처가 되는 일이기에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기안84님께서도 이런 식으로 청각장애인을 희화화할 정당성은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기안84님의 ‘광고에 의한 차별’로 청각장애인 당사자분들은 깊은 배제와 상처를 받고 있습니다.
기안84님은 지금까지 작품을 통해 청각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행위를 지속적으로 해 온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기안84님의 작품을 연재하고 있는 NHN에서도 이후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인 행위가 다른 작품에서 재발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