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교에서 투신을 기도하던 모녀가 경찰관이 건넨 한 마디에 마음을 돌렸다.
지난 7일 오후 울산대교 (동구 방향 중간지점 높이 60m) 난간 밖에 40살 엄마와 16살 딸이 맨발로 서있는 모습이 발견됐다.
현장에 출동한 울산지방경찰청 위기협상팀이 모녀를 설득하려 했지만 이들에 대한 정보가 없어 말을 걸기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김유미 경장 등이 모녀 설득에 나섰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힘들다”였고, 대치는 무려 5시간이나 이어졌다.
협상팀 요원이었던 김치혁 경장이 모녀의 차량에서 수첩 하나를 발견하고 수첩 안에는 이들 가족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이를 본 김 경장은 딸을 향해 “OO야”라고 이름을 부르며 말을 걸었고, 딸은 놀란 듯 김 경장을 바라봤다.
김 경장은 “어버이날 가족들끼리 맛있는 거라도 먹으러 가야하지 않느냐”며 가족에 대해 언급했고, 이를 들은 딸은 난간을 넘어 안쪽으로 이동했다.
이후 딸의 말을 듣고 엄마 역시 안정을 찾아 5시간 대치끝에 위기 상황이 종료됐다.
김 경장은 “딸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분위기가 바뀌었다”라며 “이야기를 나누면서 모녀가 큰 거부감을 보이지 않은 것을 보고 살릴 수 있는 확신이 들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한 “모녀가 살아줘서 고맙다”고 덧붙였으며, 함께 구조활동을 한 김치혁 경장 역시 “무사히 구조돼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