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으로 한국 최초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과 영화 ‘기생충’을 포함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 자주 출연한 배우 송강호의 첫 만남 일화가 화제다.
지난 2013년 방영된 MBC 스페셜 ‘감독 봉준호’ 편에서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에게 감동했던 첫 만남 일화를 공개했다.
송강호는 지난 1997년 개봉했던 영화 ‘모텔 선인장’에 출연하기 위해 오디션을 보러 갔다 조감독이었던 봉 감독과 처음 만났다.
당시 무명배우였던 송강호는 잠시였지만 봉준호의 남다른 태도에 감동했다고 밝혔다.
송강호는 “(배우들이 영화사에 갈 때는 구걸하러 간 것도 아니고 영화사 측이 보자고 해서 간 건데도 오디션 결과를 배우에게 통보해주지 않았다. 결과를 알려주는 사람이 거의 없어 무시당한 느낌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모텔 선인장’ 오디션을 본 후 결과를 기다리던 송강호는 어느 날 봉준호 감독으로부터 긴 삐삐 녹음을 받았다고 한다.
송강호는 “봉 감독이 ‘이번 작품은 이런 저런 이유로 송강호 씨를 캐스팅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좋은 기회를 만나 함께 영화를 만들 수 있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오디션 탈락 시 통상적으로 탈락 결과를 전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지만, 봉준호는 예의를 갖춰 직접 탈락 소식을 전한 것이다.
송강호는 이 삐삐 녹음에서 진심과 정성, 예의 바름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후 봉준호 감독이 영화 ‘살인의 추억’에 출연해달라고 했을 때 송강호는 이 녹음 메시지를 기억하고 단번에 제의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음성 메시지를 계기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영화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에 이어 ‘기생충’에서 또다시 함께 영화를 촬영했다.
자신의 페르소나로 오랜 시간 함께 작업을 해준 송강호 배우에게 봉준호 감독은 황금종려상 수상 소감 도중 송강호에게 마이크를 양보하며 공을 돌리기도 했다.
봉 감독은 수상 소감을 말하는 송강호의 모습을 연신 직접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송강호 배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