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이 며칠이 지났는데도 논란의 중심에 있다.
이 가운데 부패물 봉지를 발견해 신고한 한 어촌의 어민이 올린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3일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을 고유정 사건의 부패물 의심 신고자 본인이라고 밝히며 “저에 대해 비난하는 내용들을 보고 이건 아니다 싶어 직접 나서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의심 신고했을 뿐인데 저와 직접 접촉해본 적도 없는 언론에서는 제 입에서 나온 얘기와 다른 내용이 기사로 나오고 댓글에서는 봉지를 버리고 다시 신고했다는 이유로 저에 대한 욕설 등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며 “이건 아니다 싶어서 글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저는 전남 완도군 고금면 A 지역에서 수산 양식업에 2년째 종사하고 있다”며 “2019년 6월 12일 오후 5시 45분쯤 시설물을 청소하던 중 풍선처럼 팽창된 검은 비닐 봉지를 발견했다. 평소라면 그냥 흘려 보냈겠지만, 풍선처럼 팽창돼 있었고 두 번에 걸쳐 단단히 묶여 있어서 ‘뭐지’ 싶어서 건져 올렸다”고 했다.
이어 “봉투를 열고 내용물을 확인하던 중 절단된 신체의 특정 부위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며 “처음에는 동물의 사체라고 생각했다. 신체 일부라고는 상상치도 못했고 동물 사체 일부라고 생각해 바다 밖으로 던졌다. 바다 쓰레기를 처리하려면 비용도 만만치 않고 양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A씨는 “그런데 순간 고유정 사건이 스쳐 지나갔다”며 “다급한 마음에 뒤늦게야 경찰에 신고했다. 저의 안일한 생각에 초동 대처가 매우 미흡하게 돼 일을 너무 크게 키워버린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을 본 누리꾼들은 “신고한것만으로도 칭찬받아 마땅하다”, “이걸로 저분 욕하는 사람들은 뭐지? 지가 줏었으면 안놀라고 침착하게 했으려나”, “나같아도 ‘와씨’ 하고 다시 던졌겠다 뭐라할 수 없음”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지난 12일 전남 완도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57분쯤 완도 고금면 바다 위 가두리 양식장에서 일하던 어민 A씨가 부패한 물체가 담긴 검은색 비닐봉지를 발견했다고 해경에 신고했다.
하지만 A씨는 봉지 속 사체를 동물의 사체라고 생각해 봉지를 바다에 다시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