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아파트에 사는 이들을 지칭하는 ‘휴거'(휴먼시아 거지)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임대 아파트 거주민들에 대한 차별이 심각해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아파트는 심지어 임대 세대를 분리시키는 구조로 설계돼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3일 MBC ‘뉴스데스크’는 ‘소셜믹스의 민낯 1부 – 불나면 우린 어떡하나요?’라는 제목으로 마포구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임대 아파트 주민 차별에 대해 보도했다.
이 아파트는 출입구와 엘레베이터가 아파트 한 동에 2개로 나뉘어져 있다.
아파트는 총 29층으로 이뤄져 있지만, 한 엘레베이터는 10층까지만 운행한다.
MBC ‘뉴스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한 주민은 “4층부터 10층까지는 임대(세대)고, 그 후로는 아파트(분양 세대)다. 따로 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단지 내) 카페에 커피 사러 갔더니 몇 동 몇 호냐고 물어보더라”며 “동·호수를 말했더니 ‘임대 계신 분은 판매 안 된다’라고 하더라”고 털어 놓았다.
단순히 엘레베이터만 구분되어 있는 게 아니었다.
임대 세대가 거주하는 곳의 비상 계단은 10층에서 끊겨 있다.
11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없는 것이다.
화재가 나면 임대층 주민들은 옥상으로 대피할 수 없다.
소방서 측도 “(이런 건) 처음 봤다”며 경악했다.
해당 아파트 건설사는 “당시 분리하라는 게 정책적 시류였다”며 “임대세대가 불리한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관리비 등이 많이 차이날 거로 생각한다. 뭐든지 똑같이는 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아파트 측은 “1층 연결된 비상계단을 2개 만들었다”며 “대피로는 충분히 확보되어 있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단지 내 분양세대와 임대 세대를 함꼐 조성하는 아파트 구조를 ‘소셜믹스’라 부른다.
그러나 ‘소셜믹스’가 시행되면서 오히려 임대 세대를 차별하는 방식으로 아파트를 설계하는 행태가 벌어져 또다른 사회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