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공포 스릴러 영화보다 더 무섭고 잔혹한 살인을 저지른 고유정이 살인을 한 후 음성 통화를 한 내용이 공개되어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지난 4일 제주지법 형사 2주 심리로 열린 고유정의 6차 공판에서 검찰은 범행 일주일 전과 당일 고유정이 펜션 주인과 통화한 내용을 공개했다.
범행 당일 고유정과 펜션 주인이 전화를 한 시간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오후 8시부터 9시 50분 전후로 세 건이다.
앞선 두 번의 통화는 아들을 이유로 빠르게 통화를 종료했지만, 이어진 세 번째 통화에서 고유정은 전화를 늦게 받은 이유를 “물감 놀이를 하고 왔다”라고 둘러댔다.
즉, 고유정은 흉기로 살인을 저지른 것을 ‘물감 놀이’라고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심지어 전화 통화 상으로 고유정은 활발한 목소리로 중간중간 웃음을 보이며 펜션 주인과 담소를 나눴다.
살인 직후이었음에도 고도의 평정심을 유지한 것.
검찰은 당시 고유정이 살해한 전 남편을 이미 죽인 뒤 욕실로 옮겨 흔적을 지우고 있었던 때로 보고 있다.
검사는 “성폭행 당할 뻔 했던 피고인이 이렇게 태연히 전화통화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범행 당일 펜션에서 최소 15회 이상 피해자를 칼로 찌른 것으로 분석됐다”라며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한 고 씨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제주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6월 1일 청주의 자택에서 긴급체포됐다.
전남편에게 수면제를 탄 카레를 먹이고 수차례 흉기를 찔러 살해했다.
그리고 시신은 토막낸 뒤 분쇄기로 갈아 냄비에 삶은 다음 종량제 쓰레기 봉투에 나눠 담아 수십 개의 봉투를 바다에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고인의 시신도 못 찾아 더욱 애통해하고 있다.
지난달 제주지검은 청주지검으로부터 고 씨의 의붓아들 사망 사건을 넘겨받아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며, 이번 주 내로 고 씨를 기소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