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통장에 50억이 입금된 한 여대생의 사연이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호주에서 유학 중이던 21살의 말레이시아 여대생이 본국으로 귀국하다가 시드니 국제공항에서 체포되었다.
경찰에 붙잡힌 혐의는 자신의 돈이 아닌 남의 돈 ’50억 원’을 3년간 마음껏 사용한 데에 있다.
말레이시아의 한 중산층 부모를 둔 크리스틴 쨔신 리(Christine Jiaxin Lee)는 지난 2012년 18살의 나이로 혼자 호주로 유학을 갔다.
호주 시드니에 거주하며 로즈 대학(Rhodes University)에서 화학 공학을 전공하던 그녀는 2015년 3년 만에 말레이시아로 돌아가기 위해 시드니 공항에 갔다가 호주 연방 경찰에 붙잡히고 말았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2012년 겨울 크리스틴은 자신의 아파트 월세를 내야해서 돈을 뽑았는데, 실수로 두 번 뽑게 된다.
그런데 잔금 부족이 뜰 것이라고 예상했던 바와 달리, 통장에서 돈이 나오자 크리스틴은 이내 자신의 통장에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만 처음부터 50억 원이 입금된 것은 아니었지만 한도 없는 마이너스 통장처럼 돈을 계속적으로 뽑아 쓸 수 있었다.
그로 인해 크리스틴은 남자친구 빈센트와 월세 300만 원의 시드니 하버를 내다볼 수 있는 펜트하우스로 이사를 갔다.
이 문제는 호주의 웨스트팩(Westpac) 은행의 전산 오류로 발생한 것으로, 은행은 크리스틴이 남자친구와 무려 460만 달러(51억 150만 원)을 쓰고 나서야 그 손실을 알아차리고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이미 크리스틴은 3년 동안 호화로운 럭셔리 생활을 즐겼고, 결국 2015년 4월 호주 연방 경찰이 영장을 들고 크리스틴의 주거지에 들어가 수 많은 명품 가방과 악세사리 등을 압수했다.
크리스틴이 호주 법정에서 증언한 바로는 하루에만 명품샵에서 2~3억 원대의 현금을 마구 뿌리며 쇼핑을 즐겼다.
법원에서 압수한 크리스틴의 명품템들을 보면 총 90여 종류가 넘었다.
판사는 그녀에게 도대체 돈이 어디서 나왔다고 생각했냐고 물었을 때, 크리스틴은 “돈이 많은 부모가 매달 말레이시아에서 부쳐주는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은행으로부터 사기혐의와 방조죄 등으로 고발된 크리스틴은 경찰서에서 하루를 지내고, 남자친구가 10,000달러를 보석금으로 지불해 석방되었다.
은행의 돈으로 구매한 모든 것은 경찰에게 압수당하고, 수중에 현금 4,000달러(약 443만 원)밖에 남지 않은 크리스틴은 출국 금지를 당하고 불구속 수사를 받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