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마르셀 랑어데이크(48)의 인터뷰다.

그보다 4살 어린 동생 마르크 랑어데이크는 만 41세 나이였던 지난 2016년 안락사를 택했다.

불치병이나 말기암을 앓지도 않았다.

그는 단지 10여 년전부터 통제할 수 없을 수준의 알코올 중독이었다.

네덜란드는 2002년 안락사가 합법화됐지만, 육체 질병이 아닌 정신적 문제로 시행된 마르크의 안락사 사례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이야기들에 대해 마르셀 랑어데이크는 자신의 책 <동생이 안락사를 택했습니다>에서 마르크의 삶을 생생히 다뤘다.

마르크는 술을 마시지 않으면 발작을 했고, 알코올 과다 섭취로 기억도 나지 않게 다쳐서 경찰과 의료진이 수시로 집을 드나들었다.

마르셀은 동생의 삶을 보면서 “삶을 도저히 견뎌낼 수 없다면, 죽음이 구원이라면, 죽음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삶은 의무가 아니다”라고 결론지었다.

동생이 “삶을 끝내겠다”라고 가족들에게 말했을 때, 동생을 절대 이해할 수 없었다던 마르셀은 “동생이 안락사에 대한 고민을 1년 반 동안 했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이해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또한 동생의 안락사 이후 죽음에 대해서 “나는 여전히 죽고 싶지 않다. 세상을 떠나는 동생을 안고 있던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끔찍한 기억이었지만, 동생이 원한 것이었다. 죽음은 정말 별로지만 죽어야 한다면, (빌딩에서 뛰어내리는 것보다) 인간적인 것이 낫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남겨진 가족들은 어땠을까.

마르셀에 의하면, “가족들의 고통은 영원할 것. 우리 사이에는 커다란 공허함이 늘 자리한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내 동생이 원했다. 선택지는 없었고, 다른 길도 없었다. 우리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일은 마지막 숨을 쉴 때까지 동생을 지지하고 사랑하는 것이었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의 부모님은 10년은 더 늙은 듯 해보인다고.

마르셀은 동생의 일기 내용들까지 모두 담았으며 “내 책은 안락사를 홍보하는 책이 아니다. 한국의 독자들이 사람들 각자 삶이 얼마나 다른 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