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히 잘못된 상황이라고 판단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진자가 28일 기준 2000명을 넘어서며 의료물품 수급이 비상인 가운데 정부가 중국에 보내고 있는 총 60억원 규모의 의료물품 지원 내역이 공개됐다.
외교부가 정병국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제출한 ‘대(對)중국 코로나 구호물품 발송 내역 및 계획 일지’에 따르면, 정부는 27일 랴오닝성, 지린성에 라텍스 장갑 1만 5000장을 지원했다.
그 외 지역에도 마스크, 방호복, 보호경 등 총 60억 원 어치의 구호물품을 중국에 지원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역과 날짜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4일 충칭시에 마스크, 방호복, 보호경, 라텍스장갑 각 3만개씩과 손세정제 2400개.
지난 17일에는 허베이성, 톈진직할시, 신장위구르 등에 라텍스장갑 2만장과 분무형 소독기 400대를 보냈다.
지난 14~17일에는 안후이성, 저장성, 장쑤성, 샹하이시에 라텍스장갑 5만장, 분무형 소독기 600대, 발전기 5대, 식수정확제 4박스, 담요 2000장이 지원됐다.
지난 21일에는 하이난성, 푸젠성, 광시자치구에 라텍스장갑 1만 5000장, 분무형 소독기 400대를 보냈다.
정병국 의원은 “특히 국내 확진자가 505명이 늘어나 하루 증가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27일에도 랴오닝성, 지린성에 라텍스장갑 1만8000장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공개된 지원 목록에는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우한시 등 후베이성으로 보내진 물품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정 의원은 “당초 정부가 발표한 60억원 지원계획에 따라 중국에 대한 의료물품 배송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의료용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상하이에서도 대구, 경북에 마스크 50만개를 보내주는데 정부의 이러한 지원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는 현재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인한 ‘마스크 대란’이 잦아들 조짐조차 안보인다.
정세균 총리는 이날 “정부가 공적 유통망을 통한 마스크 공급을 발표했지만 약속드린 시간과 물량을 지키지 못했다.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라텍스장갑 등 일회용 의료 물품도 물량이 부족한 실정.
민복기 대구시 의사회 코로나19 대책 본부장은 27일 한 방송에서 ‘일회용 방호복이 상당히 비싸고 수급이 어려워 방호복 없이 치료하는 의료진도 있느냐’는 질문에 “방법이 없다. 현지 와서 보면 이해될 것”이라는 답을 했다.
정 의원은 “국내 확진자가 2000명을 넘고 의료용품 구하느라 난리인데 중국에 이렇게 지원해왔다니 화가 난다”며 “정부는 중국몽에 깨어나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필수품 생산과 유통에 관여하는 징발법가동 등 국민에게 혜택이 가도록 힘써야 할 것”이라고 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