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이겨낼 정도로 사랑하는 손자’

“치매를 앓는 할머니가 자꾸 집에 가려고 했어요. 곁에 함께 있었을 뿐입니다.”

 

30대 손자가 방호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했던 할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돌봐 완치시키고 퇴원했다.

 

16일 청도군 등에 따르면 김갑생 (85) 할머니는 중증 치매를 앓고 있으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지난달 28일 포항의료원에 입원했다.

중증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을 들은 손자 박용하 씨(31)는 하고 있던 일 모두를 올스탑시키고 포항으로 달려갔다.

 

할머니와 단둘이 생활해왔던 박용하 씨는 치매에 거린 할머니를 간호할 수 있는 사람이 자기자신밖에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바이러스에 추가 감염될 수 있다”는 경고 및 제지로 병원 출입이 막혀 들어갈 수 없었다.

 

입원 후, 이틀이 지나고 할머니의 치매 증상이 더욱 심해져 의료진들이 더이상 치료를 할 수 없게 되자 보건당국은 박용하 씨에게 병실 출입을 허가했다.

 

박씨는 보건당국에 감염예방법을 교육 받은 뒤 방호복을 입은채 별도의 침실에서 생활하며 2주간 할머니를 바로 옆에서 병간호했다.

 

치매에 걸렸다해도 손자를 알아본 듯, 손자가 간호를 시작하자 할머니는 그제서야 식사를 시작했으며 치료에 속도를 내 입원 15일만인 지난 14일 완치 판정을 받은 후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바로 옆에서 간호했던 박용하 씨도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

한편 박용하 씨는 어린나이 세살 때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여의고 어머니가 재가한 바람에 박씨는 할머니의 품에서 유년시절을 함께 보냈다.

 

박용하 씨는 “호강도 못시켜 드리고 훌륭한 사람이 된 것도 아니어서 할머니에게 늘 죄송한 마음뿐이다”며 “키워주신 할머니의 고생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