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3월 5일 오전 7시 30분, 광주에서 야식집을 운영하던 양 씨 부부는 집으로 귀가했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다름 아닌 부부의 막내아들(11세)이 안방 침대에 피를 잔뜩 흘린 채 쓰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양 씨는 피가 뿜어져 나온 목 부위를 수건으로 감싸 아들을 응급실로 데려갔다.
하지만 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막내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에서 채 헤어나오지 못한 상태로 없어진 큰아들(14세) 걱정이 됐다.
막내를 살해한 범인이 큰아들마저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고를 받은 형사들이 바로 수사에 돌입했고 사건의 전말은 도저히 믿지 못할 내용이었다.
살인을 저지른 것은 다름 아닌 첫째아들이었다.
첫째아들의 말에 따르면 자신이 계획한 연쇄 살인의 제1차 대상이었던 동생이 자는 사이 미리 준비한 도끼로 동생의 머리를 내리쳤다.
그 후 피가 튄 옷을 갈아입고 도끼를 가방에 넣은 채 그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다.
자신을 아는 사람이 없는 다른 지역으로 가서 살인하기 위해 터미널로 가던 중 만난 친구에게 동생을 죽였다고 이야기한 후 전북 고창까지 버스를 타고 갔다.
고창에 도착한 후 지나가는 오토바이를 얻어탔고, 오토바이를 태워준 아저씨가 잠시 길에서 볼일을 보는 사이 뒤에서 도끼로 살해할 마음을 먹었으나 다른 사람이 지나가는 바람에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이후 살해 대상을 찾지 못해 다시 버스를 타고 광주로 돌아와 인적이 없는 골목길 한 PC방 건물 앞에서 등을 보이고 서 있는 남자를 발견 후 도끼를 꺼내 들고 다가갔다.
몇 발짝 남겨둔 곳 앞에 세워둔 큰 거울에 자신이 도끼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보자 겁이 나면서 살해 의도가 사라졌다.
이후 근처를 배회 중 수색하던 형사에게 발견돼 검거되었다.
당시 소년법 적용을 받아 재판 과정과 결과가 비공개되었다.
어떤 네티즌에 따르면 피의자는 부모님의 탄원으로 처벌을 받지 않았고, 현재 성인이 된 후 영업사원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