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국내 환자에게서 심장질환이 동반된 사례가 처음 나왔다.
이는 코로나19가 심장 등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지난 17일 계명대 동산병원 김인철·한성욱 심장내과 교수팀은 국제학술지 ‘유럽심장학회지’에 21세 여성 환자가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후 급성 심근염 증상을 보인 사례를 공개했다.
심근염은 심장근육에 광범위한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심부전을 일으키거나 갑작스러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교수팀은 여성이 병원을 찾았을 시 열과 기침, 가래, 설사,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였고 기저질환은 없었다.
다만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아 폐렴 확인을 위해 촬영한 X선 검사에서 심장이 비대해져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김 교수는 “정상일 경우 심장이 흉곽 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50% 넘으면 안되는데 젊은 여성 환자였는데도 흉곽에서 심장의 비중이 65%로 커져 ‘심장 비대’가 관찰됐다. 호흡곤란도 심해서 심전도와 피검사를 시행했고 추가 이상 소견이 있어 심장 초음파를 했더니 심장 수축 능력이 떨어져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심장근육에 손상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지표인 ‘트로포닌 아이(Troponin I)’ 혈중 수치가 정상치(0.04ng/㎖)보다 훨씬 높은 1.26ng/㎖에 달하기도 했다.
물론 ‘코로나’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었다.
의료진은 관상동맥질환 등 심장 기능 저하의 원인을 찾으려고 순차적으로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을 진행했고 바이러스로 인한 심근염으로 진단했다.
한 달 가량의 치료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한 환자는 현재도 심장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외래 치료를 받고 있다.
김인철 교수는 “증상이 호전되고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퇴원했지만 심장이 여전히 커져 있고 기능이 떨어져 있다.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지만 심근염 이후 심부전이 동반된 상태라 약물치료를 하며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가 심장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학계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서도 우한대학교 중난병원 연구팀이 입원한 환자 20% 정도에서 심장 이상 증세가 있었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기재한 바 있다.
뉴욕에서도 코로나가 유발한 심근염 진단을 받은 화나자가 나왔다.
김 교수는 “인체 내 수용체 단백질인 ACE2가 바이러스의 통로로 작용하고 이 때문에 심장에 직접적인 손상이 갈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이런 이론적 근거로 심근염 같은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