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0일 오후 포항 지역 전문건설업체 소속 노동자 A씨가 자신의 집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는 이날 오후 4시44분쯤 지인에게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음 날 오전 6시쯤 숨졌다.
A씨는 지난 4월26일부터 해당 업체에 소속돼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건설 현장에서 화재감시원으로 일했다. 화재감시원은 절단 작업 시 불티를 막기 위한 작업을 주로 한다. A씨가 몸 담았던 업체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2차 하청업체로 파악됐다.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포항지부는 A씨가 현장 관리자 2명에게 막말과 폭언, 성희롱성 말을 들어 괴로웠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고 전했다. A4용지 2쪽 분량의 유서에는 폭언 등을 한 관리자들의 실명과 피해 내용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랜트건설노조 측은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주변에 있는 동료들에게 이 같은 어려움을 알렸지만,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가해자들이 이러한 사실을 알고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한 정황도 있다고 노조는 덧붙였다.
플랜트건설노조 포항지부 관계자는 “(피해 사실을 알린 후) A씨는 가해자 등 10여명이 함께 쓰는 휴게공간에서 ‘언제 그랬느냐’는 등 부인하는 말을 들었는데, 이 부분이 극단적 선택에 영향을 준 것 같다”면서 “업체 등에 진상 규명과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에 대한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 등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사람새X가 할 짓이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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