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를 기념하는 파티에 놀러나간 13살 딸이 어느날 집에 돌아오지 않고 실종됐다.
아이의 어머니 쿠비키 프라이드(Kubiiki Pride)씨는 아이를 미친 듯이 찾아 헤메었지만 단서조차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좌절하지 않고 계속해서 아이를 찾아다녔다.
아이가 사라진 지 270일째, 엄마는 우연히 중고거래 사이트에 접속했다.
위에서 세 번째 줄, 별과 하트로 장식된 글자. 화려한 제목에 이끌려 홀린 듯이 클릭한 광고 글에는 엄청난 내용이 있었다.
거기엔 야한 옷을 입고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딸아이의 사진이 업로드돼 있었다.
엄마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딸아이를 ‘주문’하게 됐다.
그러자 정말로 꿈에 그리던 딸을 받아볼 수 있었다.
딸이 물건마냥 ‘배달’된 것이었다.
“엄마. 난 거기 돌아가야 해요”, “거기 가야만 약을 구할 수 있어요”
9개월 만에 만난 딸아이는 온 몸에 멍이 들고, 마약에 쩔은 채 너무나도 엉망인 상태였다.
아이는 270일 동안 감금된 채 끔찍하게 두들겨 맞고 강제로 마약을 투여당한 것이었다.
아이가 몸의 상처를 회복하고,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는 데는 정말로 긴 시간이 필요했다.
또 더 안타까웠던 것은, 딸을 납치했던 여성 라타샤 맥파랜드(Latasha Jewell McFarland)가 기소돼 조사를 받으면서 밝혀진 사실이었다.
라타샤 역시 어린 나이에 인신매매 조직에 납치된 피해자였던 것이다.
이런 정상이 참작돼 라타샤는 5년형의 가벼운 처벌만 받게 된다.
한편 이런 범죄 행위가 벌어지는 데 뒷짐지고 있었던 중고 물품 거래사이트인 백페이지(Backpage)는 어떻게 됐을까.
크레이그 리스트 다음으로 큰 미국의 중고 물품 거래 사이트인 백페이지의 이사진은 법정에 서게 된다.
이 사이트를 통해 사고 팔린 물품에는 소파, TV 그리고 ‘사람’이 있었던 사실에 백페이지는 법정에 출석해 법률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다며 증언했다.
그리고, 13살 아이의 성매매 광고가 버젓이 올라와도 이를 관리하지 않았던 백페이지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다.
엄마는 아동 성매매 광고를 돈을 버는 ‘백페이지’를 폐쇄시키고자 법원에 청원했지만 법원의 답변은 ‘법률상 문제가 없다’ 뿐이었다.
미국 통신 품위법 230조에 따르면 양방향 컴퓨터 서비스의 제공자는 다른 정보 제공자가 제공한 정보의 발행자 또는 발언자로 취급되지 않는다.
미국 상원의 보고에 따르면 15만 명의 어린이가 성매매의 피해자로 추산되며 그 중 약 80%가 백페이지에서 판매되고 있다.
근절되지 않는 아동 인신매매와 성매매, 이를 방조하는 사회의 시스템, 이 모든 것이 2017년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실화인 것이다.
이후 성난 여론을 의식한 백페이지 닷컴은 지난 1월, 문제가 된 성인 섹션을 폐쇄했다.
그래서 이제 이곳을 통한 아동 성매매가 근절됐을까?
지금도 백페이지 닷컴의 데이팅 섹션에선 성매매를 암시하는 선정적인 제목과 사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것이 평범한 데이팅 제안 글인지 매춘 광고인지, 젊음을 내세우고 있는 그녀들이 혹시 미성년은 아닌지 백페이지닷컴은 아이가 잡혀갈때와 마찬가지로 뒷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해결돼지 않는 상황에서, 피해자의 어머니는 자신의 딸과 같은 피해자가 더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9년간 길고도 긴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그녀와 딸의 투쟁은 ‘I am Jane doe(나는 피해자 A씨이다)’라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많은 이에게 충격을 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