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영재발굴단 40회
‘산골 소년 정여민’
8000:1 이라는 어마어마하 경쟁률을 뚫고 대상을 수상한 학생
‘너무 뜨거워서 다른 사람이 부담스러워 하지도 않고, 너무 차가워서 다른 사람이 상처받지도 않는 온도는 ‘따뜻함’ 이라는 온도라 생각이 든다.’
‘마음속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라는 제목에 눈길이 사로잡혔다고 평가하는 심사위원
제작진이 대상 받은 친구가 누군지 물어보지만
사진에는 없다는 주인공
직접 아이를 찾아가기로 한 영재발굴단
네비도 없는 깊은 시골
시골 끝자락에 위치해 있는 집 발견
여민이가 글을 쓴 주인공
잘생겼다고 칭찬하는 패널들
보일러가 없어서 장작으로 불을 피워야 하는 집
민망한 제작진
끄덕이는 엄마
시상식에는 눈이 많이 와서 가지 못했음
길이 막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갈 수 없었던 시상식
전부 글짓기 관련 상장임
‘세상의 소음과 빛이 차단되는것 같은 병원을 우리 가족은 한동안 떠나지 못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스쳐지나가도 우리의 시간은 멈추고만 있는 것 같았다.’
몸이 안 좋은 엄마를 위해 시골로 내려온 가족들
아무 말이 없었던 여민이
힘든 생각을 안 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는 여민이
고구마 기다리는 와중에도 노트 꺼내는 여민이
소리가 있는 겨울
내 마음속에 소리가 있는 겨울이 앉는다.
아궁이의 새빨건 장작불 속에
고구마를 안겨주고 군고구마를 기다리는 소리
하얀 눈이 소리없이
우리 집 마당을 찾아올 때
추억이 만들어지는 소리
지붕 처마 끝에 달린 뾰족뾰족 고드름이
겨울 햇살을 만나는 소리
얼음물 내려오는 개울가에
버들강아지가 봄 냄새를 맡는 소리
내 마음속에 소리가 있는
겨울이 있어행복하다
만약을 대비해 영상으로 추억을 남기기로 했다는 엄마
우리가 이사한 곳은
밤이면 쏟아질 듯한 별들을 머리에 두르고 걷는 곳이며
달과 별에게 마음을 빼앗겨도 되는 오지 산골이다.
엄마를 지켜보다 결국 나와 바람을 맞아가며 책을 읽는 여민이
하루에 3번 지나가는 버스를 타고 가는 여민이 아빠
집에 오자마자 엄마에게 가는 여민이
엄마가 괜찮다고 하고 나서야 표정이 풀어지는 여민이
돌
어디에서든지 깨지지 말아라
아무 곳에서나 구르지 말아라
다시 만날 조각돌 햇살을 위해
비를 참아내며
누웠다 다시 일어나는 억새보다
바람을 참아내어
그냥 작은 꽃 옆에서
같이 비를 맞아주고
같이 바람을 맞이하는
돌이 되어라.
떡국 먹다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는 여민이
별빛 꿈을 꾸며
많은 사람들이 반달 눈으로 앞을 보고 걸을 때
나는 일자 눈으로 그대로 가만히 서 있었다.
엄마의 아픔은 나의 눈에 눈물의 커튼 자국을 남겨두었고
내마음에 가시들이 들어왔다.
그리고 그 가시들이 숲에서 녹을 때쯤
매일매일 여행을 하듯 자연을 찾아 도시를 떠났다.
별들도 바람에 흔들리고
반딧불의 불빛에 별빛도 숨을 죽이는 이곳
나는 별빛 꿈을 꾸며
가족의 손을 잡고 희망의 노래를 부른다.
저 높은 밤하늘 별들에게도 들리도록 말이다.
여민이가 제작진에게 써준 시
손님
손님이 햇살을 피해
구름을 따라 찾아왔다.
새 손님
새로운 손님
반가운 손님
쏟아지는 별빛을 마음속에 안겨주고
별길따라 멀어져 갔다.
바람도 머물지 못하게 마음을 채워주고
겨울길 따라 멀어져 갔다.
별들도 바람에 흔들리는 이곳을
아주 가끔은 생각나게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