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히트를 친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서 ‘미달이’ 역할로 활약하던 배우 김성은은 현재 BJ로 활동하고 있다.
‘순풍산부인과’ 출연 이후 어디서나 ‘미달이’ 꼬리표가 붙었던 그가 15년만에 숨겨진 속 이야기를 꺼냈다.
김성은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미달이에 관한 언론 속 오해와 진실”이라는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그는 “제가 마음이 어느 정도 성장했기 때문에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아무도 몰랐던 사정을 설명했다.
‘미달이’로 활동할 무렵까지 김성은은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다고 한다.
경제적 여유가 있어 김성은은 홀로 뉴질랜드 유학 길을 떠날 수 있었다.
그러나 갑작스레 김성은의 아버지가 하던 사업이 기울면서 유학비용을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 왔고, 그렇게 김성은은 급하게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당시 김성은의 나이는 14세였다.
어린 나이에 그는 가세가 기운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유학 가기 전과 달리 집이 시골의 반지하로 바뀌어 있었기 때문이다.
김성은은 “그동안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을만큼 풍족하게 살았는데 제겐 상당히 충격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한창 예민할 사춘기 시절이었던 만큼 김성은의 마음 속 상처는 더욱 커져갔다.
그러나 그는 겉으로 티내지 않고 견뎠다고 한다.
김성은은 “미달이었던 당시 많은 행사를 다녔다. 불편함을 표현하면 어른들께서 ‘그러면 안 된다’ 하셨다. 그래서 그런 걸 내색하면 안 된다고 알고 있었다”며 “사춘기 때 힘들고 어려웠던 상황을 감추고 숨기기 바빴다”고 설명했다.
집안이 힘들어진 것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붙는 미달이라는 꼬리표도 김성은에게는 스트레스였다.
김성은은 “미달이로 놀리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스트레스를 혼자만 끙끙 참았다”고 말했다.
이 날 방송에서 그는 과거 ‘그것이 알고싶다’에 출연해 “나를 미달이라 부르는 사람을 죽이고 싶다”고 했던 발언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당시 그의 발언에 대중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성은은 “엄청 자극적으로 내가 ‘미달이’란 캐릭터 자체를 원망하고 싫어하는 것 처럼 단편적으로 기사가 나고 방영됐다”며 “당시 절 보호해줄 수 있는 회사나 어떤 제게 대나무숲이 될 만한 사람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집안 사정이나 친구들의 놀림으로 인해 속앓이를 했던 부분이 다 잘려나간 채로 보도가 되면서 와전이 된 것이다.
가세가 기운 이후 어머니는 가사 도우미로 청소 일을 시작했다.
어린 나이에 김성은은 엄마의 모습이 안타까워 방학 때 엄마 대신 청소를 하러 나서기도 했다.
한 번은 새벽에 집 정화조가 역류해 침수됐던 적도 있다고 한다.
김성은은 “그 고약한 냄새며, 역류하는 하수구와 화장실 오물을 보며 멘붕이 왔다. 새벽에 그 물을 퍼냈던 기억이 있다”며 힘들었던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김성은이 갓 성인이 될 무렵 사정이 조금 나아져 반지하 생활을 청산하고 아파트로 갈 수 있었다.
아버지는 따로 공장에서 생활해 아버지와 떨어져 살기 시작했다.
그렇게 떨어져 살게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김성은은 “거기서 저는 저를 놓기 시작했고, 제 마음대로 살기 시작했다”며 “정말 부끄럼 없이 술 먹고 다니고, 알콜 중독자가 됐다. 아빠 돌아가신 다음 몇 달간 집에서 나오지 않고 그렇게 하루하루 술만 먹고 보냈다”고 털어놓았다.
김성은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것이 자신의 책임이라는 죄책감에 식사도 거르고 소주를 2병씩 먹어야 겨우 잠에 들었다고 밝혔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그는 지인의 집에 놀러갔다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통화를 했다.
그 날 아버지는 김성은에게 “목소리가 듣고 싶어 전화했다. 잘 지내지? 또 전화할게”라고 말하고 짧은 통화를 끝냈다.
이후 김성은이 지인의 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볼 때 아버지에게 전화 2~3통이 더 걸려왔다.
그러나 김성은은 영화를 보느라 아버지의 전화를 받지 못했고, 전화가 온 뒤에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다시 전화를 걸지 않았다.
그리고 며칠 뒤, 김성은은 경찰로부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김성은은 “냉동실에 있던 아버지 모습을 직접확인했다. 이틀 넘게 부패돼있던 모습을..”이라고 말하며 당시를 회상하다 눈물을 흘렸다.
그는 “제 자신이 용서가 안 됐다. 내가 그 전화만 받았더라면 하는 죄책감, 나에 대한 원망이 너무길게 지속됐다. 2~3년 전도 방황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긴 방황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준 건 선배 연기자였다.
선배는 김성은에게 “엄마를 생각해서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 너가 행복한 모습을 봐야 아빠가 행복하실 거야”라며 김성은이 방황을 마치도록 마음을 잡아줬다.
김성은은 “제가 감정이 격해져 눈물이 났는데 저는 지금 괜찮다. 행복하고, 유튜브도 한다. 연기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며 “이 모습을 보시고 아버지도 분명히 하늘에서 기뻐하고 계시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이며 영상을 마쳤다.
‘미달이’에 관한 오해와 진실, 그리고 그동안 감춰져있던 김성은의 속사정을 영상으로 확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