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중국 온라인에서 한 장의 사진이 화제가 됐다.
상의를 탈의한 짐꾼이 자신의 몸보다 큰 짐을 등에 지고 계단을 내려가는 사진이었다.
그리고 왼손으로는 짐을 잡고 오른손에는 어린 아들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이 사진을 찍은 사람은 사진사 쉬캉핑으로 중국 충칭의 차오톈먼 도매시장에서 찍었다고 전해졌었다.
사진이 큰 화제가 된 후에도 쉬캉핑은 시장을 찾아가 이 부자의 모습을 찍어왔다.
그리고 벌써 10년 동안 이 아버지의 삶이 카메라에 담겼다.
사진 속 짐을 진 아버지의 이름은 란광후이다.
시장 사람들은 짐꾼이라는 뜻의 ‘방방’으로 부른다.
2009년 그는 마흔이 다 된 나이에 아내와 어린 아들과 함께 시장으로 이주한 란광후는 짐꾼의 삶을 시작했다.
그는 새벽 5시에 시장으로 나갔으며 시장이 파하는 오후 6시에 집으로 돌아왔다.
하루 12~13시간 동안 일하며 수많은 짐을 날랐다.
보통 200근(120kg) 정도의 짐을 1층에서 10층까지 계단으로 나르는데 10분에서 30분 정도 걸린다.
이에 대한 품삯은 10위안으로 한화로 약 1700원이다.
그가 일하는 방법을 보면 상의를 탈의하고 짐을 메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상의를 벗는 이유는 피부에 짐을 얹어 미끄러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사계절 가리지 않고 매일 일을 나가는 란광후는 하루 평균 1톤 가량의 짐을 나른다고 한다.
그는 시장 내에서 “힘이 좋다”, “사람이 믿을 만하다”는 좋은 평을 받고 있다.
란광후도 자신의 일에 자부심이 있다.
그는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속이는 등 부정한 방법이 아닌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일해 돈을 벌기 때문이라고 전해졌다.
그는 다른 ‘방방’들과 함께 20㎡ 정도의 작은 판자촌에 살았지만 100~200위안이었던 월세가 300~400위안으로 뛰었으며 2015년 개발로 인해 판자촌이 철거되어 거주지를 옮겼다.
2016년 그는 40만 위안짜리의 60㎡ 크기의 집을 마련했다.
그 후 그는 대출금을 갚기 위해 이를 악물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
언제까지 일을 계속 할 건지에 대한 물음에 “10년에서 15년 정도 아들이 다 클 때까지 하면 되지 않겠나” 답했다.
10년 전 사진 속 아들의 나이는 세 살이었는데 지금은 13세로 중학교 1학년이 됐다.
어린 아들은 “아빠의 일이 전혀 하등의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 또한 사회에 중요한 공헌을 하는 것이다. 나는 이런 아빠가 자랑스럽다”고 말해 또한번 감동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