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를 강아지처럼 산책시키고 있는 한 남성의 모습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었다.
모르는 사람들은 그를 조롱하며 황당하다는 반응이지만, 사실 그에게는 누구보다 아픈 사연이 있다.
지난 15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는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남성에 대해 취재했다.
일명 ‘지하철 토끼남’이라고도 불리는 사진 속 남성은 임한태(47)씨이다.
방송에 따르면 한태 씨는 태어나자마자 버림 받고, 입양된 가정에서도 사랑받지 못하고 파양되는 등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씁쓸한 현실에 지쳤지만,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하며 홀로 삶을 이어갔다.
성실하게 삶을 살아가던 그에게 어느 날 큰 불행이 닥쳐왔다.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해서 수혈을 하게 됐는데, HIV 면역결핍 바이러스에 걸리고 만 것이다.
한태 씨가 이 병에 걸리자, 그의 지인들은 모두 그의 곁을 떠나갔다.
이후 한태 씨는 사람이 아닌, 토끼나 앵무새 등 동물에게 애정을 주기 시작했다.
토끼에 목줄을 하고 다니는 것에 대해 묻자, 한태 씨는 “동물 학대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자유로운 토끼가 뛰어다니지 못하고 토끼장에 갇혀지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토끼를 보호하고, 사람들에게 토끼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목줄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태 씨는 현재 매일 대전역 앞의 쓰레기를 줍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라 세금으로 먹고 사는 것이 시민들에게 미안하기 때문에 쓰레기를 줍고 있다고 말한다.
한태 씨는 “자원봉사를 하고 싶어도 내 병에 대해 알고 나면 다들 난감해 한다”며 “기왕 이 병에 걸렸으니, 이 병 때문에 간병인을 구하지 못하는 분들을 간병하고 싶다”고 작은 소망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