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어머니의 절절한 사연이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3일 누리꾼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의 사연을 털어 놓았다.
A씨는 4년 전 아이가 있는 남자와 결혼했다.
A씨는 “전 아내는 애를 낳자마자 다른 남자랑 바람이 나서 떠났다”며 “아이가 엄마 젖 한 번 못 먹고 자란 아이라는 말에 마음이 아팠다”고 아이에 대한 애틋함을 표현했다.
비록 A씨가 직접 낳은 자식은 아니었지만 친 자식처럼 느껴졌다고 전했다.
A씨는 “왜 그러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를 보자마자 내 아이인 것 처럼 느껴졌다. 주변의 반대와 부모님의 반대에도 결국 결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이의 마음을 얻기란 쉽지 않았다.
A씨는 “이맘 때 여자아이들은 떼도 잘 쓰고 울고 말도 많이 한다던데 처음부터 말이 없었다”며 “과묵하고 어른스러운 5살배기 모습에 남편도 저도 고민이 많았고 상담센터도 꾸준히 다녔다”고 말했다.
A씨는 그렇게 오랜 시간 아이의 마음을 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아이는 통 A씨에게만 마음을 열지 않았다.
A씨는 “아이는 친정 부모님한테도 곧잘 안기고 먹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걸 얘기하는데 유독 저한테만 어색해하고 손을 잡아도 땅만 보고 걷고, 먹고 싶은 게 있어도 말을 안하고 쳐다만 보고, 갖고 싶은 물건도 만지작 거리다 제가 아는 체를 하면 깜짝 놀라서 아무렇지 않은 척 조용해진다”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수 차례 거절 당하기를 반복하며, A씨는 그렇게 4년을 아이를 짝사랑하며 지냈다.
때로는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때로는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했지만 A씨는 아이에게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친자식처럼 사랑 과 관심을 쏟았다.
그러던 얼마 전, 아이가 소풍을 가면서 일이 생겼다.
학원에서 소풍을 가는 아이를 위해 A씨는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도시락을 만들었다.
인터넷 레시피를 뒤져 주먹밥에 김으로 얼굴도 만들고, 토끼 귀도 만들고, 문어 모양 소세지에 참깨로 눈을 달고, 방울 토마토와 딸기도 먹기 쉽게 손질했다.
‘아이가 보고 기뻐해주면 좋겠다’는 마음 하나로 만든 것이었다.
그러나 소풍에서 돌아온 아이가 들고 온 도시락통에는 과일을 제외한 반찬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아이는 “도시락 맛있었냐”는 질문에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A씨는 도시락 통을 보고 눈물을 터뜨렸다.
그는 “도시락을 보는데 바보처럼 눈물이 났다. 내 자신이 너무 바보같고 화도 나고 마음이 열리길 기다리겠다고 다짐해놓고 아이한테 미운 마음까지 들었다. 난 정말 나쁜 엄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 때 아이가 방에서 나와 A씨 옆에 다가 왔다.
아이가 먼저 A씨에게 다가오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이는 A씨에게 짧지만 강렬한 한 마디를 던졌고, 이를 들은 A씨는 그자리에서 소리내 울 수 밖에 없었다.
아이는 A씨에게 “도시락 맛이 없어서 안 먹은 게 아니에요. 아까워서 못 먹었어요. 울지 마세요. 고마워요, 엄마”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A씨는 “그 말을 들으니 너무 미안하고 제가 어른인데 아이보다 못 했다는 생각에 미안하고 슬프고 속상하고 고맙고 여러가지 감정이 북받쳐 그대로 아이를 끌어 안고 소리내 울어버렸다”고 심경을 털어 놨다.
이어 그는 “지금 자는 아이를 보며 이렇게 글을 쓴다”며 “엄마가 된 다는 건, 특히 새엄마로 산다는 건 너무 힘든 일인 거 같다. 하지만 동시에 너무나 행복하고 고마운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닫힌 아이의 마음을 여는 것이 고단하지만, 천천히 아이가 마음을 열어주는 것을 보면서 기쁨을 느낀다는 것이다.
A씨는 “남편이 돌아오면 상의해서 아이가 학교 다니는 동안 육아 공부를 해볼까 한다”며 “제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걸까요. 못난 엄마지만, 앞으로는 아이에게 더 잘해주고 싶고, 우리 세 식구 더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다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나를 엄마로 만들어준 천사 같은 아이에게, 그리고 늘 미워했던 아이의 친모에게까지도 고마운 마음이 든다”며 감사 인사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