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6일 미국 LA에서 제7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열렸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에서 주최하는 시상식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이라 불릴 만큼 권위를 자랑한다.
이 날 시상식에 대한 한국의 관심은 단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수상이었다.
그러나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더 와이프’로 골든글로브에서 생애 첫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글렌 클로즈가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화제를 모았다.
올해로 71세인 배우 글렌 클로즈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영화 관객들의 오랜 사랑을 받아온 대배우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녀는 유달리 상복이 없는 배우였다.
골든글로브 영화 부문에선 5번째 후보 지명만에 ‘더 와이프’ 작품으로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6번 후보로 지명됐지만 지금까지 상을 받은 적은 없기 때문이다.
그녀의 여우주연상 소식은 단연 화제였지만 그녀가 무대에 올라 전한 수상소감이 전세계 사람들의 감동을 자아내며 다시 한 번 관심을 끌었다.
글렌 클로즈의 수상소감 전문는 아래와 같다.
“이런 세상에! 정말 고마워요. 정말 영광입니다. 이 영화를 만들기까지는 14년이 걸렸네요. 내 뒤에서 ‘이건 멋진 이야기이고, 우리는 이 영화가 만들어질 때까지 버텨야 해!’라고 말해준 아주 멋진 케빈과 프랭클린이 아니었다면 전 14년을 기다릴 수 없었을 거예요.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이 영화 제목은 ‘아내'(와이프) 입니다. 이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 14년이 걸린 이유가 어쩌면 그 제목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난 이 영화 캐릭터 내면을 연기하기 위해서 아버지께 자신의 인생 전부를 바쳤던 우리 어머니를 생각했어요.
80대인 우리 엄마는 언젠가 내게 ‘난 아무것도 성취한 게 없어’라고 말했었죠. 그건 옳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모든 경험을 통해 배웠던 것은 여성들, 그러니깐 우리는 양육자라는 것입니다. 그게 사회가 우리(여성)에게 기대하는 것들이죠.
우리에게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죠. 운이 좋다면 남편이 있을 수도 있고, 파트너가 있을 수 있어요.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개인적인 성취를 찾아야만 합니다. 우리도 우리의 꿈을 좇아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넌 할 수 있어, 마땅히 그래야만 해’라고 말해줘야 합니다.
난 어릴 적에 권투선수가 될 운명이란 걸 알았던 무하마드 알리와 다를 게 없다는 걸 똑같이 느꼈습니다. 초기 디즈니 영화들과 헤일리 밀스를 보면서 내가 배우가 될 운명이라고 느꼈어요.
‘나도 할 수 있어’라고 저에게 말했어요. 그리고 난 오늘 여기에 서 있습니다. 이제 9월이면 제가 배우로 살아간 지 딱 45년이 되네요. 내게 이보다 더 멋진 삶을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글렌 클로즈가 “우리(여성)는 우리 스스로에게 ‘넌 할 수 있어. 마땅히 그래야만 해’라고 말해줘야 합니다”라고 말할 때 객석의 여배우들은 전부 일어나 힘찬 박수갈채와 환호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