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모든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공간이 존재할 수 있을까.
미국 워싱턴 레드몬드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는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방’ 이 있다.
이 곳은 일명 ‘소리가 죽으러 가는 곳(Where sound goes to die)이라고 불리는 마이크로소프트 오디오 랩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오디오랩이 탄생하기 전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방은 미네소타 올필드 연구실이었다.
올필드 연구실은 -9데시벨을 기록했지만, MS는 그보다 11데시벨 더 낮은 -20 데시벨을 기록했다.
데시벨은 소리의 크기를 측정하는 단위이다.
0데시벨부터 10데시벨씩 증가할 때마다 소리의 크기는 10배씩 증가한다.
일반 대화 소리는 통상적으로 약 60데시벨이고, 식당 소음은 70데시벨, 돼지 울음소리는 100데시벨이다.
이와 비교했을 때 -20 데시벨이 얼마나 조용한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오디오랩은 세계 최고의 ‘무반향실’로 불린다.
단순히 조용한 정도가 아니라 소리를 흡수해버려 입에서 말이 나오는 순간 사라진다.
오디오랩에 방문한 사람들은 마치 ‘베개에 대고 소리지르는 느낌’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이렇게 잡음이 사라진 공간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컴퓨터, 태블릿, 스피커 등 제품 테스트를 진행한다.
그런데 이 ‘오디오랩’ 때문에 고생을 하는 뜻밖의 인물이 있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에 재직하는 연구원들이다.
자신의 심장 박동 소리는 물론 혈액이 흐르는 소리까지 들리는 탓에 이 공간에 오래 머물 경우 환청이나 불안 증상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디오랩에서 가장 장시간 버틴 사람의 기록은 약 45분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