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이 국내 여행객들에게 판매하는 상품에 일제 강점기를 미화하는 듯한 문구를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한국에게는 국권을 뺏겼던 일제 강점기 시대로, 일본에게는 반대로 가장 큰 전성기였던 ‘다이쇼 시대’를 ‘낭만을 느낄 대상’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10일 관련업계에 의하면 에어부산은 지난 5일 대구~기타큐슈 노산에 신규 취항한다며 해당 노선에 대한 홍보를 대대적으로 시작했다.
이를 위해 에어부산 측은 이벤트 홍보 웹페이지에 ‘모지항, 다이쇼 시대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건물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포스터를 올렸다.
다이쇼 시대는 일본 천황 통치를 칭하는 것으로 제1차 세계대전 중 군사력을 키운 일본의 군국화가 본격화된 1912년~1926년까지의 시기를 의미한다.
이 시기는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민족 분열 통치를 받았을 때로, 우리나라 국민에게는 가장 힘들었던 시기다.
조선인 강제 징집, 징용 등으로 노역에 시달리거나 억압 통치, 집단 학살 등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에어부산이 이 시기를 낭만적인 시기로 묘사하며 일부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일었다.
특히 다이쇼 시대는 일본인들이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과거 침략의 역사를 정당화하거나 미화하는 경향인 우경화현상을 보여주는 명칭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이런 ‘다이쇼 로망’은 일본 국내에서도 문제가 불거지기도 한다.
한 일본 게임 회사는 ‘다이쇼 로망’이라는 명칭으로 게임 내 이벤트를 실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해당 회사는 일본의 ‘다이쇼 시대’를 나타내는 일본 순사 복장의 캐릭터 카드를 배포하며 문제가 되었다.
일본 내에서도 이벤트를 두고 “(역사를) 미화 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에어부산은 또한 기타큐슈 이벤트 배너 아래 ‘6월, 호국보훈의 달 기념. 자랑스러운 내 나라 여행’이라는 이벤트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이중적인 모습을 지녔다고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논란이 일자 에어부산 관계자는 “일제강점기를 미화한다거나 당시 역사에 대해 무관심해서 해당 문구를 게재한 것이 아니었다”며,
“단지 그 시대의 분위기를 나타내기 위한 일부 문구 중 하나였다. 기본적인 문구나 디자인은 외주쪽에서 만든 부분이 있으며 일부 불편하신 분들이 있기 때문에 해당 부서에서는 수정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