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언급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에 뉴스쇼’에 출연한 김효정 영화평론가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해외에서 호평받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잘 번역된 자막’을 꼽았다.
김현정 앵커가 “한국인만 이해할 수 잇는 그런 독특한 부분이 나왔을 때도 이해하고 막 웃고 그랬냐”고 묻자 김효정 평론가는 “거의 웃어야 되는 포인트에서 다 웃더라”고 전했다.
김 평론가는 “영화 자막을 달시 파켓이라는 들꽃영화제 집행위원장이신 한국 영화 일을 하시는 미국 영화인이 하셨는데 굉장히 자막을 잘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출신 영화평론가인 달시 파켓(Darcy Paquet)은 1997년부터 한국에서 영화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20년 가까이 자막번역가와 영화제 프로그램 컨설턴트 등을 통해 한국영화를 해외에 알리는 데 힘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택시운전사’, ‘아가씨’, ‘곡성’, ‘마약왕’ 등 여러 한국 영화를 번역했으며, 영화 ‘박열’, ‘돈의 맛’ , ‘산타바바라’ 등에 조연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달시 파켓은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생충’을 7번 봤다고 했다.
그는 “번역 때문이기도 했지만, 굉장히 재미있어서 여러 번 봤다”며 “한국영화 가운데 비슷한 영화가 없는 것 같다.
‘살인의 추억’ 등 봉준호 전작과 비교해도 비슷한 느낌이 없으면서도, 확실히 봉준호스러운 영화”라고 밝혔다.또한 “다른 영화보다 두 배로 대사가 많았기 때문에 초고를 완성하기까지 일주일 반 정도 걸렸다”며 “당시 제가 외국에 있을 때라 한 달간 이메일을 주고받았고, 한국 입국 후에 봉 감독을 다시 만나 이틀 동안 하나씩 다 손봤다”고 전했다.
지난 5월25일(현지시간)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을 앞두고 달시 파켓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내일 수상하든 안 하든 간에, 칸에서 기생충에 대한 미친 반응을 보니 너무 기쁘다. 지난 2월 영어 자막을 썼는데 3개월 동안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어 외로웠다”고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