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처음으로 냉동인간이 등장했다.
이식용 장기 해동연구개발 전문기업인 크리오아시아(KrioAsia·구 휴먼하이테크) 한형태 대표는 지난달 초 국내에서 50대 남성이 자신의 80대 노모를 냉동인간으로 신청했다고 밝혔다.
한 대표에 따르면 남성은 수십년 간 어머니와 함께 살았으며 어머니가 암으로 위독했던 지난달 초 냉동인간 보존 상담을 받았다.
이후 어머니가 숨지자 냉동인간 서비스의 계약을 체결했다.
남성이 부담한 비용은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국내에서 고인의 몸을 영하 20도로 얼려 보존하고 리무진, 비행기 등을 이용해 러시아로 운반한다. 모든 것을 고려해 1억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코로나19 유행으로 유족이 냉동인간 보관 장소인 러시아까지 함께 가지 못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고령의 부모를 둔 미혼의 40~50대 자녀들이 냉동인간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대표는 “더는 부모를 뵐 수 없다는 생각에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년층 자녀들이 이 서비스에 관심이 많았다”고 전했다.
크리오아시아가 제공하는 냉동인간 서비스는 한국인 고객을 모집해 크리오러스 본사가 있는 러시아 모스크바로 이동한다.
임종 직후 즉히 몸에서 피를 뽑아낸 후 여러 개 화학물질을 섞어 만든 냉동 보존액을 넣어 서서히 체온을 낮춘다.
약 24시간 동안 이 과정을 진행해 냉동인간을 영하 60도까지 얼린다.
이후 액체질소 등을 사용해 하루가량 더 온도를 낮추고, 최종적으로는 영하 196도에서 냉동인간을 보존한다.
한국이 아닌 러시아로 이동하는 이유는 아직 국내에 냉동인간에 대한 법적·행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서다.
전 세계적으로 냉동인간은 임종 직후 몸을 얼리는 방식을 시행한다.
사망선고를 받은 사람이라도 뇌와 신체기능이 한동안은 유지되는데 이때 몸이나 뇌를 얼리면 먼 미래에 해동시켜 그대로 되살릴 수 있다는 개념이다.
다만 불치병 환자라도 임종 전에 얼리는 것은 살인죄에 해당한다.
크리오아시아 최고기술책임자인 김시윤 건국대 의학전문대학 조교수는 “사람 뇌는 숨지고 30초가 지나면 급속도로 기능이 떨어진다”며 “냉동인간을 만들려면 신속한 조치가 핵심”이라 설명했다.
소식을 확인한 누리꾼들은 “얼마나 힘드셨으면 그 마음 이해간다”, “이런 것도 있구나. 신기하다”, “영화에서 나오던 2020년의 모습인 것 같음”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냉동인간을 보존하는데 드는 순수비용만 수천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냉동인간을 신청한 후 보존 기간은 30년 단위로 갱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