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자 전국의 의료진들에게 도움을 호소했다.
그리고 23일을 기준으로 대구에서 2145명, 경북에서는 419명의 자원·파견 의료인력이 전국 각지에서 도움의 발걸음을 했다.
이에 정부도 “활동을 마친 뒤까지 적절한 예우” 등을 강조했지만 실제 현장에선 자원 의료 근무에 나선 의료인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 경우가 생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말 대구시에서는 현장에 투입되는 의교진들에게 사전교육을 실시했으며 당시 배포된 자료를 보면 ‘모든 민간 모집 인력은 2주 이상 근무 원칙으로 근무·위험 수당 등을 받는 것’으로 명시돼있다.
위험 수당은 모두 하루 5만원 씩 지급되며 첫날만 15만원으로 지급한다고 했다.
또한 2015년 메르스 수준으로 인건비를 지급한다고 나타나 있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상황이 변했다.
선별진료소에 배치된 의료인들이 근무하는 와중에 현장 관계자가 4차례 서류를 내밀면서 서명을 요청했다고 전해졌다.
그리고 이러한 서명에는 구체적인 설명도 없었지만 상당수는 서명에 응했다.
그러나 중간 정산 수당이 예고 없이 들어온 내역을 보니 당초 설명과 달리 담당 업무 등에 따라 위험 수당이 제외되거나 휴일 근무 조건 등이 변경된 것이다.
대구의 의료인 A씨는 “부족한 방호복을 아끼기 위해 일부러 물·커피 안 먹고 화장실 가는 걸 참습니다. 끼니도 사실상 점심 도시락, 저녁 컵라면이 전부지만 환자 치료 위해 열심히 해왔어요. 한달 동안 하루 빼고 계속 일했는데”라고 말하며 주변에서 의료진 대우가 좋겠다며 부러워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 서글프다는 말을 남겼다.
의료인 B씨는 “위험 수당이 제외된 걸 뒤늦게 알게 됐다. 좋은 뜻으로 봉사에 나선만큼 변경시 제대로 설명해줬거나 처음부터 수당이 없다고 말했으면 황당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경북 지역의 병원에 자원 근무한 C씨도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지난달 말 근무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휴일도 파견 근무일수에 모두 포함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2주쯤 지난 뒤 휴일은 제외하는 식으로 규정이 변경됐다는 것이었다.
C씨는 “계약서가 바뀌었다고 통보하는 식이었다. 병원 관계자가 별 내용 아니니 서명 안 하고 바꿨다고 말하더라”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자원 근무자 중에는 다른 일을 준비하거나 잠시 쉬다가 환자들을 돕기 위해 나선 사람이 많다. 다들 형편이 여유롭지 않은데도 본인 돈으로 숙박비, 식비 등을 먼저 부담하면서 근무한다. 일부는 가족에게 돈을 빌리거나 적금을 깨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확진자 입원 병동과 보건소·임시 선별진료소 등 근무 장소와 직군에 따라서 수당 지급 기준이 모두 다르다”, “그 부분에 대한 상세 설명이 지자체나 병원에서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