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정부가 노동자 최저임금을 다시 한번 인상했다.

지난 14일, 여당 소속 프란시스코 토레알바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최저임금이 종전 월 4만 볼리바르에서 15만 볼리바르로 인상됐다고 전했다. 또한 노동자들에 15만 볼리바르의 식품 보조금도 지급된다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는 올해만 해도 세 번째 최저임금을 인상했다.

지난해엔 총 여섯 번 최저임금을 인상했던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는 올해엔 인플레이션을 줄이기 위해 임금 인상을 자제해 왔지만 감당할 수 없이 치솟는 물가에 또 한 번 임금을 올린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15만 볼리바르는 공식 환율 기준 7.6달러(약 9천원) 정도에 불과하다.

AP 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슈퍼마켓에서 생닭 한 마리 가격은 8만 볼리바르다.

인상된 최저임금 월급으로는 닭 두 마리도 못 사는 셈인 것이다.

베네수엘라 일간 엘나시오날도 15만 볼리바르의 최저임금으로 살 수 있는 식품의 규모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쌀 1kg (2만 1000 볼리바르), 옥수숫가루 1kg (2만 4500 볼리바르), 다진 닭고기 1kg (4만 8500 볼리바르), 달걀 반 상자 (4만 볼리바르), 치즈 250g (1만 4500 볼리바르)을 사면 월급은 바닥난다.

엘나시오날은 “15만 볼리바르는 시민들 손에서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4일,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트위터에 19만 2천 볼리바르의 가격이 적힌 분유 사진을 올리고 “정부가 계속 노동자 국민을 조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과이도 국회의장을 비롯한 야권은 “정부의 물가 및 통화 통제 시스템이 제 기능을 못 하고, 주요 산업의 잇따른 국유화가 경제위기를 초래했다”고 말하며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