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사는 고등학생 두 명이 아파트 화재를 목격하고 ‘집집마다’ 벨을 누르며 주민들의 대피를 유도해 커다란 인명피해를 막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들은 119에 신고한 뒤에도 화재 구조작업에 동참했고, 부산 충렬고에 재학중인 2학년 김세연, 전진성 학생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부산시교육청과 소방당국은 “이 학생들은 지난 1월 4일 오후 4시쯤 방과후에 귀가하다가 자신들의 집이 있는 해운대구 반여동에 있는 한 아파트 12층에서 “불이야”라고 외치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느낀 김세연 학생은 급하게 휴대전화를 들고 119에 신고했다.
그는 그후 119 소방대원의 요청으로, 관리사무소로 달려갔고 가스 차단과 화재대피 방송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진성 학생은 연기가 계단으로 밀려들어 눈 앞이 캄캄한 상황에서도 불이 난 12층으로 뛰어올라가서 계단을 이용해 아래층으로 내려오며 집집마다 벨을 누르고 문을 두드리며 주민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알렸다.
이 두 학생의 신속한 판단력과 신고로 인해 소방대원들이 일찍 출동할 수 있었고, 화재는 약 20여분만에 잡을 수 있었다.
주민들도 이들의 도움 덕에 즉시 대피해 인명피해 역시 없었다.
두 고등학생의 이러한 선행을 그냥 넘길 수 없었던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이들을 칭찬해달라는 뜻을 지난 15일 학교에 공문으로 전했다.
김군은 이에 대해 “불이 크게 번지면 큰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어떻게든 빨리 꺼야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누구든 그런 상황에서는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 군 역시 “주민들을 빠르게 대피시켜야겠다는 생각에 집집마다 초인종을 눌렀다. 다친 사람 없이 불을 빠르게 끌 수 있어 무척 다행이다”라고 밝혔다.
충렬고는 5월 청소년의 달을 맞이해 타인에게 귀감이 된 두 학생에게 ‘모범학생’ 표창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