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피해 소년의 돌직구 영상이 어른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5일 SBS ‘영재발굴단’에는 책벌레 소년 박준석 군의 일상이 공개됐다.
박준석군은 평소 방대한 독서량을 자랑하는 똑똑한 소년이다.
그러나 그는 남들과는 다른 일상을 살고 있다.
박준석 군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 만 1세에 폐가 터져 평생 폐질환을 안고 살아야 한다.
이날 방송에는 지난 7월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참사 진상 규명·피해 대책 회의’에서 박준석 군이 발언하는 모습이 담겼다.
회의 최연소 참석자였던 박준석 군은 “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박준석입니다. 저는 만 1살 때 폐가 터졌습니다. 저는 또래 친구들이 당연히 누리는 것을 누리지 못합니다”라며 담담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그는 “지금 저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많은 것을 하지 못합니다”라며 ‘내가 할 수 없는 여덟가지’라는 제목의 글을 읽어내렸다.
숨이 차서 운동하지 못 하는 점, 운동 능력이 떨어져 따돌림 받는 점, 풍선을 자신의 힘으로 불지 못하는 점, 단소와 같은 악기를 불 수 없는 점, 잦은 병원 방문으로 학교를 많이 빠져야 하는 점, 잦은 재채기와 콧물로 항상 휴지를 들고 다녀야하는 점 등 박준석 군은 일상생활의 여러 애로사항을 털어놓았다.
박준석 군은 이어 “이렇게 제 인생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는 욕심 많은 기업에서 판매하였고, 정부에서 인체 독성물질 여부를 확인하지도 않고 허가해서 우리가 쓰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며 “어느 누구라도 책임을 지길 바랍니다”라고 대책을 촉구했다.
스튜디오에서 이를 지켜보던 패널들은 “대체 누가 준석이를 저렇게 만들었냐”며 눈물을 보였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가습기를 통해 살균제 유해성분을 흡입한 산모, 영유아 등이 잇따라 사망하거나 폐질환에 걸린 사건이다.
2011년 4월 가습기 살균제 위해성이 밝혀졌음에도 기업에 대한 제재나 피해자에 대한 구제 대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사건 발생 5년이 지난 2016년에서야 전담수사팀이 구성돼 검찰 수사가 이뤄졌고 옥시 대표 등에 대한 처벌이 이뤄졌다.
지난 2017년 8월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이 시행되며 기존 가습기살균제 피해 지원 대상에서 배제됐던 3,4단계 피해자들에 대한 구제까지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