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영웅들은 미디어를 통해 온 세상의 조명을 다 받을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많은 영웅들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고 조용히 지내는 경우가 많다.
완두콩 농사를 짓던 패트릭(Patrick Kilonzo Mwalua)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남들이 모르게 수십 만 마리나 되는 동물들의 생명을 구하고 있었다.
케냐 차보 국립공원의 동물들은 모두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었다.
이는 최근 이 지역을 휩쓴 끔찍한 가뭄 때문이며, 재작년 6월 이후 이 곳엔 비가 단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패트릭은 인간이 나서서 동물들을 돕지 않으면 그들이 모두 죽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매일 신선한 물 1만 리터를 가지고 수십 킬로미터 거리의 차보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극심한 가뭄으로 이미 식수는 모두 증발한 상태였다.
따라서 동물들은 자원봉사자 패트릭에게 생존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패트릭의 트럭 소리가 들려오면 동물들은 순식간에 그 주위로 몰려들었다.
한 인터뷰에서 패트릭은 “500마리의 물소가 물웅덩이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도착했을 때 그들은 갈증 때문에 아주 예민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패트릭의 트럭에서 물이 흘러나오자 그들은 마음 놓고 마른 목을 축이기 시작했다.
갈증을 해결하고 신이 나서 뛰어다니는 물소들의 모습에 패트릭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패트릭에게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다.
몇년 전부터 이 프로젝트를 이어오던 그의 콩팥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당장 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가난한 농사꾼인 그에게는 수술비를 감당할 돈이 없었다.
또한 트럭을 한 번 운전해서 동물들에게 물을 공급하는 데에는 250달러(약 26만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전해졌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패트릭은 “부정적으로 생각해봤자 변하는 것은 없다. 가장 최고의 방법은 늘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것이다”라며 환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한편 이 영웅의 사연은 작년 포크포크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국에도 알려졌다.
그리고 사연을 들은 많은 이들이 그를 돕겠다고 나섰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426,445달러(한화 약 4억 5천만 원)라는 거금이 패트릭을 위해 기부되었고, 한국에서만 수백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패트릭에게 후원을 하기로 했다.
이제 패트릭은 그를 기다리는 동물들에게 여러 대의 트럭으로 물을 배달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후원금으로 댐 건설과 나무 심기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Tsavokenya에 따르면 패트릭의 도움으로 수만 마리의 동물들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