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보석으로 석방되고 난 후 350일 만에 자동차부품업체 DAS의 자금 횡령, 삼성으로부터의 뇌물 수령 혐의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19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에게 총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 원, 추징금 약 57억 8,000만 원을 항소심에서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삼성 관련해 뇌물 수령 혐의를 추가로 인정해 이 전 대통령의 형량은 1심보다 2년이 더 늘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DAS에서 비자금, 허위급여 및 승용차 구입대금, 법인카드 사용액 등으로 252억 원을 횡령했다고 봤으며, 검찰이 삼성그룹 관련 뇌물이라고 주장한 119억 원 중 89억 원을 뇌물로 인정했다.
이 전 대통령은 선고가 끝난 뒤 한참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허공을 응시했다.
변호인들도 원통한 표정으로 옆에 있거나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고, 선고가 끝났으니 나가달라는 법정 경위의 요구에도 지지자들은 “어떻게 이렇게 갈 수 있겠냐”라며 오열하기도 했다.
10여분간을 자리에 앉아 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방청석에 남아 있던 20여 명의 지지자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건넸고, 김문수 전 경기지사에게는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또 다른 이에게는 “2년이 더 나왔네. 고생했어 갈게”라며 미소를 띄기도 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로 “피고인은 국가 원수이자 행정 수반인 대통령으로 본인이 뇌물을 받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뇌물을 받은 공무원이 있다면 관리, 감독, 처벌해 부패를 막아야 할 지위에 있었음에도 의무와 책임을 저버리고 공무원이나 사기업 등에서 뇌물을 받고 부정한 처사를 했다”라며 “범행을 모두 부인하면서 DAS직원이나 함께 일한 공무원, 삼성 그룹 직원 등 여러 사람의 허위진술 탓으로 돌렸다.
자신의 행위에 대해 책임질 부분이 명백함에도 반성하고 책임을 ㅌ오감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그룹 관련해서는 “2009년 말 이건희 삼성 회장에 대한 특별 사면권이 공정히 행사되지 않았다는 의심을 받게 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전 대통령 측 변호를 맡은 강훈 변호사는 상고 여부는 의논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