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잠을 자던 4세 여자아이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중생이 항소심에서 선처를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조용현)는 17일 상해치사 혐의를 받는 A(17)양을 인천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했다. A양의 범행 원인, 동기, 연령 등을 고려했을 때 형사 재판으로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다.
2심 재판부는 “평소 불안정한 심리상태가 원인이 됐으며,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행동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히며 “가정법원에 송치해 소년범으로서 교화를 하는 재판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소년부로 송치되면 형사 처벌 대신 가정보호나 수강명령, 사회봉사명령, 시설위탁, 소년원 송치 등 1~10호의 보호 처분을 받을 수 있다.
A양은 지난 2월 인천의 한 교회 내 유아 방에서 함께 잠을 자던 B양(4)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A양은 B양이 뒤척이며 자신의 잠을 방해하자 홧김에 B양을 일으켜 세운 뒤 벽에 수차례 밀쳤다.
이에 B양은 머리를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약 한 달여 만에 숨졌다. B양이 숨지면서 A양의 혐의는 중상해에서 상해치사로 바뀌었다.
A양은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아무런 이유 없이 나를 깨워 귀찮게 했다”며 “처음에는 그냥 넘어갔는데 계속 반복해 잠결에 화가 나 벽에 밀치며 때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A양은 “수면장애를 겪고 있었고 심신 미약 상태에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이 충동조절 장애로 입원 및 통원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새벽 시간대 사건이 발생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여중생을 인천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