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에게 음란행위를 시키고 성폭행한 10대에 내려진 솜방망이 처벌이 누리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지난 8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돈 상남, 성 상납 등의 협박을 당해온 13세 소녀 은경이(가명)의 이야기를 전했다.
학급 임원을 맡을 정도로 친구들과 사이가 좋고 활발했던 은경이는 지난해 8월 말부터 갑자기 책을 찢어버리고 자신의 머리카락을 직접 잘라버리는 등 확연히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할머니에게 스마트폰을 선물 받고 신이 난 마음에 장난삼아 영상 하나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게 발단이었다.
남성들은 영상에 구애의 댓글을 달기 시작했고,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은경이는 영상이 장난이었음을 고백하며 급히 사태를 수습하고자 했다.
하지만 은경이의 SNS를 통해 개인정보를 확보한 한 고등학생은 협박을 시작했다.
가해자는 영상통화를 통해 음란행위를 시켰고, 이를 빌미로 은경이를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끔찍하게 유린했다. 또한 총 4차례에 걸쳐 약 50여만 원이 넘는 돈을 요구했다.
또한 자신을 놔달라고 애원하는 은경이에게 다른 여자를 데리고 오면 놓아주겠다는 황당한 요구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경찰에 체포된 그는 놀랍게도 평범한 고등학생이었고 혐의는 성추행, 강간, 협박 등 모두 5가지에 달했다.
그러나 최근 은경이의 가족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날아왔다. 은경이의 가족은 당초 형사 재판이 진행되면서 7년 이상의 형이 구형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갑자기 소년 보호 재판으로 이관된 것이다.
가해자는 전과 기록조차 남지 않는 소년원 보호 처분을 받는 데 그쳤다. 가해 학생이 모범생이고, 초범이며, 재범의 우려가 적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은경이의 어머니는 은경이가 아직도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현재 검찰은 이 판결이 타당하지 않다며 서울고등법원에 항고했다.
‘실화탐사대’ 박지훈 변호사는 “소년범의 재범률이 무려 90%에 달한다. 솜방망이 처벌 때문에 재범률이 높다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관대한 처분이 소년범들의 경각심을 일으키지 못하는 하나의 사실”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