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서 운행하는 일부 택시에서 기사들이 담배를 피워대거나 기존의 담배 연기가 시트에 흡착돼서 나는 담배 냄새로 승객들의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법으로 택시 안에서 담배를 피지 못하게 돼 있지만 택시 속 담배 냄새는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 양천구의 주부 이 모 씨는 “택시를 타는 순간 특유의 담배 절은 냄새가 나면 짜증이 나고 ‘순간 잘못탔네’라는 생각이 들어 우선 창문을 열지만 무서워서 항의도 못하고 돈이 아까워 내리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가정주부 박 모 씨 역시 “택시를 탔을 때 담배 냄새가 나면 일단 기분은 ‘아~숨 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지만 말은 차마 못 합니다. 창문을 간헐적으로 열고 타는 수밖에요”라고 말하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 밖에도 “기분은 진짜 안 좋죠. 욕은 못 하고, 창문을 열면서 냄새가 너무 심하다고 시트 갈아야 할 것 같다고 얘기하는데 용기가 필요해요”, “그러려니 하고 슬며시 창문을 내리고 앉아 하염없이 하늘만 쳐다본다”, “그러려니 하고 내릴 때까지 숨 참기를 한다”등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담배 냄새는 택시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된 지 오래지만 여전히 고쳐지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4일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384건의 승객 민원이 접수돼 행정처분을 내렸다”고 말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26조에 따르면 “영업용 차량의 운전자가 흡연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나와있지만, 택시 기사들이 승객이 없는 택시에서 담배를 피우는 경우 사실상 단속이 불가능해 처벌을 하기 어렵다. 차 안에서 담배 냄새를 측정해 처벌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에 서울시는 정기점검과 불시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시민 신고가 접수되면 동영상, 사진이 있는 건 있는 것대로 처리하고 없어도 번호판만 알려주면 단속에 나서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방침이다.
한편, 올해부터 서울시가 승차 거부를 하면 택시기사는 물론 택시가 소속된 회사도 강하게 처벌하자 승차 거부 민원이 지난해 절반으로 줄었다.
서울시는 승차 거부 처벌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담배냄새까지 잡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