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팅 고수’ 또는 ‘픽업 아티스트’를 자처하는 이들이 헌팅의 기술을 알려주면서 빼먹지 않는 말이다.
3초간 상대를 바라보면 없던 마음도 생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어서 말한다.
“차여도 3초 안에 잊고 아파도 3초 안에 잊어라”라고.
일명 ‘3초룰’이라고 불리는 이 헌팅 기술은 스스로 ‘헌팅 고수’라고 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헌팅의 비법이다.
한 번도 헌팅을 해본 적 없거나, 이성 앞에만 서면 용기를 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3초룰’을 전파하면서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
정말 그럴까. 과연 3초룰은 효과가 있을까.
사실 터무니없는 소리다. 이는 1천 명의 상대에게 차여도 한 사람과 이어진다면 성공이라는 말과 다름없다.
즉, 3초간 상대를 바라본다고 해서 헌팅의 성공률이 높아진다는 뜻이 아니니, 자칭 ‘헌팅 고수’라는 사람들이 추천하는 이 기술은 쓸모있는 기술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이 ‘3초룰’은 대체 어디서 기인한 걸까.
폴란드 출생 심리학자인 솔로몬 애쉬(Solomon Asch)는 다음과 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애쉬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아래와 같이 A와 B 두 사람의 성격에 대한 정보를 나눠준 후, 누구에게 더 호감이 가는지를 물었다.
– A: 똑똑하다, 근면하다, 충동적이다, 비판적이다, 고집스럽다
– B: 고집스럽다, 비판적이다, 충동적이다, 근면하다, 똑똑하다
단지 성격의 순서를 다르게 했을 뿐인데, 실험 참가자들은 A에게 더 호감을 느꼈다.
이 실험은 ‘첫인상’이 사람을 판단하는 데 큰 영향을 준다는 ‘초두 현상’을 증명하는 실험이었다.
즉, 헌팅에서 이 ‘3초룰’이 성공하려면 상대를 마주한 3초 안에 상대에게 호감 있는 첫인상을 주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헌팅 고수들이 말하는 ‘3초룰’은 아마도 이 ‘초두 현상’에 대한 이해가 왜곡되면서 생겨난 것이 아닌가 싶다.
결국 헌팅에 성공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상대를 3초간 바라보는 ‘기술’이 아니라, 상대에게 진심을 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