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이 모교인 서울대학교의 졸업식 축사를 진행했다.
지난 26일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 방시혁은 서울대학교의 제73회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맡았다.
방시혁은 “오늘은 최대한 솔직한 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며 축사를 시작했다.
그는 “저는 1980년대 말에 고등학교에 다녔는데 당시에는 공부를 잘하면 법대에 가는게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절이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사실 그때의 저는 어떤 열정도 꿈도 없었다. 그냥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목표와 성공의 요건에 별 자의식 없이 흔들렸다”고 덧붙였다.
방시혁은 학력고사에서 아슬아슬한 점수를 받았고 재수를 각오하고 법대에 가느냐 아니면 안전하게 서울대에 입학하느냐의 갈림길에 섰다.
그는 후자를 택했다.
방시혁은 별다른 생각 없이 ‘미학과’를 골랐다고 한다.
그런데 서울대 미학과가 예상외로 적성에 잘 맞았다.
음악 작업을 놓을 정도로 미학에 빠져있었다.
방시혁은 “그랬던 제가 어쩌다 음악 프로듀서가 되었을까요? 사실 기억이 잘 안 납니다”라며 “많은 분들께서 서울대생이 음악을 직업으로 삼기까지는 대단한 에피소드나 결단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하시는데 아무리 돌이켜봐도 결정적인 순간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인생에 있던 중요한 결정들, 훗날 보면 의미심장해 보이는 순간들이 사실은 별 의미가 없었다는 것. 때로는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유조차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방시혁은 방탄소년단을 탄생시키며 빌보드가 뽑은 25인 혁신가 명단에 올랐다.
도대체 꿈이 없던 방시혁이 이토록 성공을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큰 그림을 그리는 야망가가 아니었다. 매번 그때그때 하고 싶은 것에 따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야기를 잠깐 바꿔보겠다. 저는 꿈이 없지만 불만은 엄청 많은 사람이다. 세상에는 타협이 너무 많다. 분명 더 잘 할 방법이 있는데도 사람들은 튀기 싫어서, 일 만드는 게 껄끄러우니까, 원래 그렇게 했으니까, 갖가지 이유로 입을 다물고 현실에 안주한다”고 지적했다.
방시혁은 “최고가 아닌 차선을 택하는 무사안일에 분노하고, 완벽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데 여러 상황을 핑계로 적당한 선에서 끝내려는 관습과 관행에 화를 냈다”고 한다.
방시혁은 분노했고, 문제들과 싸워왔고, 아직도 싸우고 있다.
방시혁은 “앞으로도 꿈 없이 살 것이다. 알지 못하는 미래를 구체화하기 위해서 시간을 쓸 바에 지금 주어진 납득할 수 없는 문제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꿈이 없다고, 구체적인 미래를 그리지 못하겠다고 자괴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무엇이 진짜로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지 고민하라.
한 순간 한 순간들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라.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남이 정해준 기준들을 쫓지 않고, 일관된 본인의 기준에 따라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라.
본인이 행복한 상황을 정의하고, 이를 방해하는 것을 제거하고, 끊임 이 이를 추구하는 과정 속에서 행복이 찾아올 것이다.
방시혁은 “여러분만의 행복을 정의하고 잘 찾아서, 여러분 다운 멋진 인생을 사시길 바란다”며 축사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