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평범한 결혼식을 마다하고 어찌보면 살면서 딱 한 번 하는 결혼식을 주체적으로 하는 ‘셀프 웨딩’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길고 흰 웨딩 드레스를 입고 누군가에게 의지해 조심히 걸어가거나 드레스가 밞힐 수도 있어서 화장실도 못 가는 불편한 드레스를 요즘의 신부들은 구시대적이고 비실용적이라 생각하는 신부들이 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신부들은 흰 정장(웨딩정장)을 입고 결혼하는 추세이다.
23일 웨딩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년 사이 움직임이 불편한 드레스 대신 활동에 큰 제약이 없는 흰 정장을 입고 결혼식을 올리거나 웨딩화보를 찍는 신부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기존 웨딩 드레스는 드레스 전용 보정 속옷을 입고 와이어와 코르셋 등으로 몸을 타이트하게 조여 식사도 불편하고 길어서 꽤나 무게가 나가는 드레스로 인해 화장실도 갈 수 없다.
그래서 나온 것은 ‘웨딩 정장’인데 웨딩 정장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예식 예절에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실제로 웨딩 정장을 입고 식을 올릴 예정인 직장인 김모씨(28)는 “나의 결혼이고 내 하객인데도 웨딩드레스를 입고 신부대기실에만 앉아서 하객도 맞이하지 못하는 것은 싫다”며 “내년에 결혼할 예정인데 정장을 입고 결혼하기로 했고 이미 예비 시댁 식구들과 예비 남편에게도 양해를 구해뒀다”고 말했다.
김씨는 동등한 결혼을 추구한다는 이유에서 “아버지의 손 대신 처음부터 신랑과 손을 잡고 동시입장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이처럼 웨딩정장을 입고 결혼식을 올린 사람들은 후기를 공유하며 추천하는 문화도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한 여성은 최근 결혼식을 올리고 여성 중심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트 결혼,엄청 편한데 입고 같이 용기내보자’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녀는 “정장을 입고 결혼을 하니 베일에 악세사리까지 하고 커피도 마시고 화장실도 갈 수 있었다”며 적극 추천을 했다.
금전적인 측면도 유리하다. “정장은 인터넷에서 16만원정도에 ‘구매’가 가능하다”라고도 했는데 ,이 게시물은 댓글만 2,500여개가 달릴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 문화가 확산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은 양성평등 담론에 익숙한 세대가 결혼 적령기에 접어들면서 일어난 변화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