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면 강제 추방”

큰 화재 현장에서 한국 사람 10여 명을 구조한 불법체류자 청년이 인터뷰에 응했다.

 

청년은 “불법체류 사실이 알려질 수 있는데 왜 불속으로 뛰어들었냐”는 질문에 답했다.

“사람은 살려야 하잖아요”

 

3월 23일 오후 11시 22분께 발생한 강원도 양양군의 한 원룸 건물 2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이때 한 외국인 청년이 불길을 뚫고 건물로 뛰어 들어왔다.

 

외국인 청년은 “불이야!”라고 외치며 복도에 있는 창문을 모두 열고 주민들을 대피 시켰다.

 

그리고 청년은 바로 대피하지 않고 직접 뛰어다니며 화재가 발생한 2층에 갔다.

한 원룸서 앓는 소리가 흘러나왔고, 문이 열리지 않자 청년은 가스관을 타서 해당 원룸 안으로 진입했다.

 

방 안에 있던 50대 여성은 청년에 의해 구조에 성공했다.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지는 기적이 발생했지만 안타깝게도 2번의 기적은 없었다.

 

안타깝게도 치료 도중 사망했다.

 

그렇게 불길 속에서 우리나라 사람 10여 명의 목숨을 구한 외국인 청년은 경찰이 도착해 상황을 수습하는 사이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그의 영웅담을 목격한 사람이 존재했다.

 

화재 현장에 있던 장선옥 손양초등학교 교감이 모두 목격했다.

 

가스관을 타고 2층 원룸으로 진입하는 청년을 봤으며 뒤늦게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청년은 카자흐스탄 국적의 28세 노동자였고, 지난 2017년 한국에 입국해 월세방에 살며 일용직으로 일해왔다.

 

한국에서 번 돈으로 아내와 두 명의 자식을 책임지고 살아가고 있었다.

 

카자흐스탄 청년 알리는 화재 당시 자신이 사는 원룸으로 귀가 중이었는데 타는 냄새를 맡게 되었고 바로 몸부터 움직였다.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그리고 가스관을 타고 올라가면서 손과 목, 등에 2~3도의 화상을 입었으나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화재는 컸기에 알리가 사는 원룸에도 번졌고 알리 역시 몸에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가야했다.

 

하지만 알리는 목격자인 강 교감이 자신을 찾기 전까지 화상의 고통을 견뎌내며 숨어 지냈다.

 

이유는 알리는 불법체류자 신분이었기에 사실이 들통나면 아내와 두 아이의 생계에 위협이 가기 때문에 숨어지낸 것이다.

 

알리는 찾은 장 교감은 설득해서 병원으로 데려갔으나 상처도 깊고 의료보험 역시 없는 상태이기에 병원비만 약 700만원 나왔다.

 

알리의 선행과 주민들을 구하고 나서 겪게된 처지로 이웃 주민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병원비를 부담했지만 불법체류 사실이 알려져 현재 추방 당할 위기에 놓였다.

 

결국 지난 16일 알리는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불법체류 사실을 자진 신고했으며 알리는 오는 5월 1일 한국을 떠나야 한다.

 

알리가 불법체류 사실을 자진 신고한 날, 장 교감과 이웃 주민들은 양양군에 알리의 의사상자 지정 신청을 했는데, 의사상자란 위험에 처한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행위를 하다가 주거나 다친 사람을 뜻한다.

 

따라서 알리가 만약 의사상자로 인정되면 법률이 정한 보상금과 의료급여 등의 예우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장 교감은 “위기의 순간에 목숨을 걸고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냐”라며 “비록 불법체류자 신분이지만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반드시 의사상자로 선정이 돼야 한다”고 인터뷰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