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아들이 남기고 간 손자를 정성껏 키워 대학까지 보낸 할아버지는 아들이 죽지 않고 살아있었단 사실에 망연자실했다.
중국 후베이성 샹양(Xiangyang)의 한 시골지역에 채소를 키워 생업을 이어가던 농부 왕 할아버지는 지난 2003년 9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결혼한 뒤 외국에서 생활하던 막내 아들 왕 지웬이 치명적인 염증으로 사망했다는 것이었다.
왕 할아버지는 그해 명절에 전화하며 안부를 묻던 막내 아들이 갑자기 죽었다는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
얼마 후, 며느리는 손자인 통통을 데리고 할아버지의 집에 와 잠시 동안만 통통을 돌봐달라 부탁하곤 홀연히 사라졌다.
그때부터 왕 할아버지는 직접 키운 채소를 시장에 팔아 돈을 벌며 손자를 키웠다.
아들이 죽었는데 손자라도 건강히 키워야지 라고 생각하며 부쩍 건강이 쇠약해 졌음에도 손자를 위해 농사일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던 중 왕 할아버지는 우연히 손자의 스마트폰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손자가 스마트폰으로 막내 아들 왕 지웬과 계속 연락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막내 아들 왕 지웬은 죽지 않았으며 오히려 멀쩡히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왕 지웬은 부모를 부양하고 병원 치료비나 생활비 등의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싫었다.
게다가 자신의 아들 통통을 키우는 일도 돈이 많이 들고 힘들다고 생각해 자신의 아내에게 ‘아버지에게 내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연락을 끊어버리자’고 말했다.
게다가 아들 통통도 아버지에게 맡겨 키우면 일석 이조다 라며 계략을 짰다.
이후 14년간 연락을 끊고 지낸 막내 아들은 아들이 대학생이 될 때까지 성장하자 모습을 드러냈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왕 할아버지는 엄청난 슬픔과 분노, 상실감에 사로잡혀 멍하니 하늘을 바라봤다.
해당 사연이 알려지자 중국 현지의 수많은 사람들은 왕 지웬을 보고 불효자라고 나무라며 분노했다.
현재까지 왕 할아버지가 손자와 함께 생활하는지 등 구체적인 소식은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