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제55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배우 김혜자가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로 TV드라마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그런데 그녀의 수상 소식 보다도 배우 김혜자의 수상 수감이 감동을 선사하며 화제가 되었다.
시상식에 참석한 후배 배우들은 기립해 김혜자의 수상을 축하했고 배우 염정아와 김혜수는 그녀의 수상소감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혜자 씨는 짧게 드라마 관계자와 스태프에게 감사를 표한 뒤 드라마 ‘눈이 부시게’ 마지막회에서 자신이 낭송했던 내레이션을 수상 소감으로 대신했다.
그녀는 “제가 탈지 안 탈지 모르니까 그래도 혹시 몰라서 ‘뭐라고 인사말을 하나’ 그러다가 여러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셨던 내레이션을 얘기해야지 그랬는데 아무리 아무리 외워도 자꾸 까먹는 거예요. 그래서 대본을 찢어가지고 왔어요. 어떡해”라고 말했다.
김혜자 씨는 그 뒤 바로 이어 적어온 내용을 중간 중간 보면서 ‘눈이 부시게’ 마지막회 내레이션을 낭송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내용이 생각이 나지 않는지 “잊어버렸어요. 어떡하면 좋아…”라고 말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김혜자 씨가 시상식에서 낭송한 내레이션은 아래와 같다.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