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바둑기사 조혜연(35) 9단을 무려 1년 동안 스토킹해 협박과 업무방해, 명예훼손, 재물손괴, 모욕 등의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구속돼 검찰에 넘겨졌다.
30일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작년 4월부터 최근까지 조9단의 바둑 학원에 수시고 찾아가 행패를 부리고 건물 외벽에 모욕적인 낙서를 하는 등 심각한 스토킹을 지속해온 남성을 체포한 사건을 발표했다.
스토킹 남성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조씨가 먼저 결혼하자고 했다”라며 주장했지만 이는 물론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
A씨 가족이 A씨가 정신병력이 있다고 한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조9단의 바둑 대회 일정을 세세하게 알고 있던점 등을 토대로 A씨가 바둑계에서 유명한 조9단에게 일방적으로 접근해 스토킹을 하며 범행을 한 것으로 봤다.
조9단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4월부터 계속 학원에 찾아와 행패를 부렸다”, “한번은 함께 학원을 운영하는 박창명 프로기사가 A씨를 달래기 위해 바둑을 둔 적이 있는데, 수를 둬보니 아마추어 6단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A씨의 범행으로 인해 두려웠던 시간을 털어놨다.
조9단은 “그간 말도 못 하게 무서웠다. 학원에 다니는 어린 학생들은 이번 일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며 “합의나 선처는 없다. 가해자가 엄벌 받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스토킹 범죄를 처벌하는 ‘스토킹 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루빨리 관련 법을 만들어져 스토킹 범죄를 막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조9단은 경찰에게 주거지와 학원 일대에 순찰을 강화 등 신변보호 조치를 요청했다.
그러나 멈추지 않는 A씨의 스토킹에 이달 17일 경찰에 고소하고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스토킹 처벌법을 제정해달라고 청원글을 게재했다.
24일 경찰은 바둑 학원에 나타난 A씨를 임의동행해 조사한 뒤 귀가시켰다.
그러나 당일 A씨는 또다시 학원에서 나타나 행패를 부렸고 현행범으로 체포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