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n번방의 실체가 드러나며 국민의 분노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불법 성 착취물을 구매하려는 사람과 가격을 붙여 파는 사람들이 성행해 충격을 주고 있다.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협박해 불법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조주빈(24)의 신상이 공개됐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불법 성착취물 제작, 유통, 구매자들에게 두려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n번방과 같은 수법으로 제작되고 유포된 착취물 상당수가 SNS 등에서 계속적으로 거래되고 있어 2차 피해가 극심하다고 전해졌다.
25일 사이버상의 불법 성 착취물 유통 실태를 잘 아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n번방’과 그 파생인 ‘박사방’에서 나온 영상이 천차만별의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영상의 내용물에 따라 5만원에서 수십만원대까지 가격으로 물건처럼 거래되고 있다.
한 판매자는 성 착취 영상 썸네일과 가격표를 붙여 구매자들을 모으고 있다.
‘영상 300개에 5만원, 1천개에 9만원이다. 낱개로 구매는 못 한다’며 가격을 제시하기도 한다.
다른 판매자도 마찬가지로 ‘영상 200GB에 2만원, 500GB에 4만원이고 n번방, 박사방 자료는 각각 4만원에 판다’라고 홍보하며 가모든 영상을 구매하면 할인까지 해준다고 흥정을 했다.
이런 판매자들이 제시한 영상물 대다수는 미성년자가 등장하거나 상대방 동의 없이 촬영된 불법 영상물이다.
이들은 수사기관 추적을 피하기 위해 타인 명의 대포통장을 사용하고 문화상품권과 계좌이체만 받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
‘박사’ 구속 후 성 착취물 구매자들은 구매를 멈추지 않고 점점 더 교묘하게 숨어들고 있다.
종전에 운영하던 대화방을 삭제하고 ‘대피소’라 불리는 별도 대화방으로 개설해 옮기고 서로 단속 대비를 위해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조씨가 구속된 뒤에도 성 착취물이 끊임없이 확산하며 2차 가해가 반복되는 현실에 대해 전문가들은 처벌 강화뿐 아니라 영상 유포를 막기 위한 제도적 노력과 인식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도 “사이버 성 착취 범죄자들에게 ‘안전지대’를 주어선 안 되며 언제든지 검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게 해야 한다”면서 “영상을 추적해 차단하고, 제작·유포한 이들도 검거하는 체계를 정부 차원에서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숙 탁틴내일 청소년성폭력상담소 소장은 “n번방 참가자들은 서로 공모해 연쇄살인을 저지른 것이나 다름없어 상응하는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아동 성 착취물이나 불법촬영물 등은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이 굳어지도록 사회적 인식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