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사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임신한 딸 앞에서 사위를 살해한 아버지가 인도 사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1일 타임스오브인디아(TOi)는 해당 사건을 보도했다.
마루시 라오 (57)는 딸이 불가촉 천민과 결혼하자 청부 살인을 의뢰해 딸이 보는 앞에서 사위를 살해했다.
마루시 라오의 딸 암루타 라오(21)는 인도 남부 텔랑가나주에 살며 바이샤 계급(상인계급)에 속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만난 불가촉천민 계급인 프라나이 페루말라(23)와 오랜 시간 만나왔다.
프라나이는 인도 인구의 17%를 차지하는 불가촉 천민 ‘달리트’ 계급이다.
지난해 1월 암루타의 부모가 반대했음에도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이후 두 사람은 카스트의 제한이 없는 호주로 이민을 떠나려고 했다.
이민 준비 중 부부는 임신 사실을 알게됐고, 이 때문에 아기가 태어날 때 까지 호주 이민을 미루게 됐다.
그러던 중 지난해 9월 14일 암루타가 남편과 함께 산부인과에 방문해 진료를 받고 나오던 중 남편은 괴한의 습격을 받았다.
프라나이는 머리와 목을 수차례 흉기로 찔렸고, 그 결과 현장에서 사망했다.
추후 괴한에게 살인을 청부한 사람이 암루타의 아버지 라오였음이 밝혀지면서 인도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라오는 경찰 조사에서 “딸에게 수 차례 낙태를 종용했으나 거부하자 킬러에게 1000만 루피 (약 1억 6800만원)를 주고 사위를 살해하도록 했다”며 명예살인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 결과 라오는 과거에도 세 차례 사위 살인을 청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라오를 포함해 살인에 연루된 6명이 구속됐으나 라오는 지난 4월 조건부 보석으로 풀려났다.
명예 살인이 일부 인정된 것이다.
이 사건을 두고 인도 사회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프라나이가 속한 계급 달리트와 보수적인 상위 계급 사이의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아루타는 남편이 살해된 뒤에도 남편의 가족들과 계속 살고 있으며 지난 1월 24일 사내 아이를 출산했다.
암루타는 아버지가 죗값을 치르고 인도 사회에서 카스트 제도가 사라질 때 까지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