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첫 방송된 MBC 새 예능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가 게임 방식 예능이라는 신선한 콘셉트와 함께 지상파 방송답지 않은 아마추어 자막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날 ‘두니아’는 방영이 시작하자마자 시청자의 눈을 믿지 못하게 하는 자막이 등장했다.
연출과 기획 이름 위에 굴림체로 “엠비씨 6월 개편을 맞이하여 전사원이 야심차게 준비했습니다 ^^;; 온 가족이 모여서 재미있게 봐주세요 감사합니다 새로움을 탐험하는 엠.비.씨. www.imbc.com”이라는 자막이 등장한 것이다.
자막은 마치 아마추어 제작자가 넣은 것마냥 이모티콘을 넣고 아무 디자인 없는 굴림체를 써 시청자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지상파 방송에 ‘재미있게 봐달라’라고 제작진이 직접 문구를 넣는 경우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어 나오는 자막들도 신선했다.
자막에서 출연진에 대한 불필요한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으며, 유행어가 남발은 물론 맞춤법이 틀리는 경우도 있었다.
‘Saturday’를 ‘목요일’로 번역했다가 취소줄을 넣고 ‘토요일’이라고 수정된 자막을 내보내고, 외국어를 소리나는 대로 쓴 다음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넣기도 했다.
지난 4일 박진경 PD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첫 방송은 1회가 아닌 0회라는 느낌으로 만들었다.
때문에 한 회에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고 노력했고 자막 역시 그런 의미로 만든 것”이라며 “초반부와 후반부 자막의 느낌을 다르게 한 것도 그런 의도이자 시도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느낌이나 포맷이 못 보던 거라 시청자들이 거기에 익숙해지고 간극을 좁히는 것이 필요하다. 저희는 처음 보는 신선한 느낌을 주려고 자막이나 문자투표를 만들었다”라며
“앞으로는 시간대의 특성에 맞게 만들 것 같다”라고 말했다.
5일 MBC 공지에 따르면 재방송 때는 음향효과를 제거하고 자막이 담백해진 ‘순한맛’ 버젼도 방송한다고 한다.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는 MBC와 게임업체 넥슨이 모바일 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를 콘셉트로 공동 제작한 예능 프로그램으로, 가상의 세계 ‘두니아’에 떨어진 주인공들이 만들어가는 언리얼 버라이어티(Unreal Variety)다.
‘두니아’의 새로운 도전이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