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부장적 편견으로 생기고 이어져온 장례문화 사례와 통계가 전해져 현실을 일꺠우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가부장적 가정의례 문화의 개선을 위한 정책방안 연구-장례문화를 중심으로’에서 관련 사례와 통계 연구를 전했다.
#1. 사촌 오빠가 상주를 맡은 사례
한 30대 미혼여성의 부친상 사례를 보면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언니가 싱글맘이라 자신이 어쩌다 상주가 됐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에 삼촌이 화를 내며 ‘여기 상주도 없는데 너무 한 것 아니냐’라고 해 사촌 오빠 둘이 왔다고 한다.
그러나 장례식장을 찾은 조문객들은 거의 자신의 손님들이었는데 상주가 사촌 오빠인 상황이 벌어졌다고 한다.
#2. 외할머니 영정과 유골함을 남편과 형부가 든 사례
40대 기혼여성이 외조모상에서 겪은 일로 자신은 페미니스트도 아니지만 정말 화가난 점이 전해졌다.
외할머니의 영정과 유골함을 남자만 들 수 있다며 자신과 언니도 못 들게 해 결국 남편과 형부가 유골함을 들었다고 한다.
#3. 정산은 남성이 한다는 편견
40대 기혼 여성은 부친상에서 중간 정산을 하려고 하자 장례식장에서 남편을 데리러 오라고 했다는 사례다.
딸인 자신이 나서니 ‘상갓집에서 이렇게 여자가 소리를 내지 않는데’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본인은 장녀이며 그동안 집안의 대소사를 맡아왔다고 한다.
이와 같이 호주(戶主)제 폐지가 1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사회적 변화는 갈길이 멀어 보인다.
여성이 상주 역할을 포기해야 하거나 주요 결정에서 소외되는 등 상식 밖의 장례 문화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최근 5년간 장례를 치른 131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30명 면접조사를 한 결과가 전해졌다.
응답자의 94.5%는 ‘상주 역할을 하는 것은 주로 남성이었다’고 답했으며 95.3%는 영정사진과 위패를 드는 것은 남성 몫이었다고 답했다.
76.6%는 중요한 의사결정 권한이 남성에게 있었다, 89.5%는 상주 역할을 한 남성이 제사를 모셨다고 밝혔다.
또한 85.4%는 ‘음식을 준비하고 조문객을 대접하는 일은 주로 여성이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장례문화에서 남성이 중심, 여성은 주변으로 물러나 는 성차별적 현실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