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한 매체는 내년 초 입대를 앞둔 정채현 씨가 국가인권위원회에 “군대에서도 채식 식단을 제공하라”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낸다고 보도했다.
그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진정서를 작성하면서 만난 군대를 다녀온 채식주의자들의 심경과 비건으로서의 삶 등을 알렸다.
‘Vegan’은 엄격한 채식주의를 일컫는 말로 고기, 우유, 달걀을 일절 섭취하지 않는다.
작년 12월 한 외신도 2019년을 ‘비건의 해(The year of the Vegan)’로 지정할만큼 ‘비건 열풍’은 전세계적으로 뜨겁다.
한국채식연합에 의하면, 지난 2008년 15만 명에 불과했던 한국 채식 인구가 2018년 150만 명으로 늘었다.
정 씨도 지난 2014년 한 초 동물권 활동가의 강연 영상을 접한 뒤 채식을 시작했다.
그는 현재 ‘편의점에서 비건식 사기’와 같이 비건으로서 살아가는 팁들을 공유하는 영상을 제작 중이다.
우유가 들어가지 않는 케이크 같은 ‘비건 디저트’를 연구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정 씨는 단체급식을 실시해야 하는 군대에서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채식 식단을 제공하지 않는 것은 개인 ‘양심의 자유’와 ‘건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오는 11월 초에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진정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그가 진정서 작성을 위해 직접 만난 비건 병역자들이 입대한 지 일주일 만에 10kg가 줄거나 굶으면서 훈련을 받아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이 문제로 ‘상사와의 면담’ 때는 상사는 “네 몸이 네 것인 줄 아냐, 네 몸은 국가의 것이다”라고 조롱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현재 군대 식단으로 제공되는 바에 의하면, 정 씨가 입대한 뒤 먹을 수 있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고기반찬을 비롯해 젓갈이 들어간 김치, 찌개, 국도 섭취하지 못한다.
정 씨는 인터뷰를 통해 “정말 생존이 걸려 있다고 생각한다. 강압적으로 (고기 먹으라는) 명령이 내려질 텐데 그걸 거부하지 못하는 제 자신에게 자괴감이 들 것 같아요. 만약 거부한다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을 눈총, 혹시 있을지 모르는 보복과 폭력이 무서워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