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희소병으로 세상을 떠난 4세 아이의 무덤에 ‘스파이더맨’ 동판을 놓고 싶다는 아버지의 요청을 거절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4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잉글랜드 동남부 켄트 주의 메이드스톤에 사는 설단 올리 존스(4) 가족의 사연을 전했다.
올리는 두 살 무렵부터 백색질형성장애증(대뇌백질위축증)을 앓던 중 지난해 12월 결국 세상을 떠났다.
평소 ‘스파이더맨’ 캐릭터를 좋아했던 올리의 모습을 기억한 부모는 아이의 장례식 미사에도 스파이더맨 복장을 한 사람들을 참석하게 했다.
또 스파이더맨의 상징적인 색깔인 빨강·파랑색 풍선을 매단 마차가 운구하도록 했다.
올리의 아버지는 마지막으로 아이의 무덤 앞에 스파이더맨 그림과 함께 마지막 편지를 새긴 동판을 놓길 원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월트디즈니 측에 이미지 사용 허가를 요청했지만 디즈니 측은 사용 불가의 뜻을 전했다.
디즈니 측은 “아이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묘비를 포함해 묘지나 장례식에 쓰이는 유골 단지 등에는 해당 캐릭터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을 준수한다”며 사용 불가의 이유를 밝혔다.
이러한 사실에 올리의 아버지는 SNS에 “스파이더맨 캐릭터를 죽음과 연관시키고자 한 것이 아니다. 그저 내 아이가 살아있을 때 스파이더맨을 매우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용 불가 답변은 예상치도 못했다. 심지어 영화에서는 매번 캐릭터들이 죽음을 당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올리의 마지막 소원은 디즈니랜드에 가는 것이었다. 그중에서도 스파이더맨을 너무 좋아해서 스파이더맨 관련된 장난감은 모두 사줬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이 아이와 같은 아이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디즈니가 있는 건데… 상업적인 목적으로 쓰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해야할 이유가 있나”, “이럴 때 보면 디즈니도 참 냉정하다”, “아이가 그토록 좋아했다는데…”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사연이 전해지자 메이드스톤 자치구 의회 대변인은 “우리가 직접 디즈니 및 마블과 접촉해 이 가족의 요청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이야기 해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